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 매물 쏟아질 듯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채권 시장의 관심이 온통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쏠려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 되면서 채권 가격이 급등(수익률 하락)했으나, 인하의 폭과 속도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채권시장이 연준 금리 인하 전망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시각과 그렇지 않다는 상반된 시각이 공존한다. TCW 그룹의 제이미 패튼 공동 책임자는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전망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연준이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인하해야 할 것”고 주장하며 “단기 채권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2년 만기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3.7%로 하락한 상태다. 이는 지난 4월 말 5% 이상의 수익률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연준이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현재의 채권 랠리는 급격히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JP모건 자산운용의 글로벌 채권 담당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밥 미셸은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채권 시장이 연준의 정책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며, 경제가 여전히 느리지만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과도하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를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반된 의견은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빠르게 내릴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을 반영한다. 지난 8월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도 채권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지난 금요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8월 고용 증가폭은 14만2000명으로 예상보다 낮았고, 이는 2020년 중반 이후 가장 약한 3개월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같은 둔화는 연준이 얼마나 빠르게, 또는 얼마나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한 논쟁을 명확히 가리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의 전략가 에드 해리슨은 “9월 18일에 예정돼 있는 금리 결정 회의에서 연준이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누빈(Nuveen)의 사이라 말릭도 “금리 인하가 확실시 되고 있긴 하나, 2년 국채 수익률의 경우 시장이 연준의 정책보다 앞서 나간 것 같다”며 “금리 결정이 현실화되면 시장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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