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 등록 절차 강화 법안과 연계한 임시예산안을 내놓으면서 또다시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9일(현지시각) 성명에서 “2025 회계연도에 임시예산을 편성하고, 다른 목적을 지난 H.R. 9494 법안의 하원 통과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를 계속 운영하고 재난에 필요한 긴급 자금을 제공하는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대신에, 벼랑 끝 전술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다음해 연방정부 회계연도 예산이 그해 10월부터 적용된다. 때문에 의회는 9월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하는데, 합의가 늦어지면 연방정부는 셧다운(업무중단)에 빠진다.
의회 합의 불발로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제기되는 일이 빈번한데, 올해 역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은 지난 6일 내년도 예산안 대신, 6개월짜리 임시예산안을 공개했다.
아울러 존슨 의장은 유권자 등록시 시민 증명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임시예산안과 연계했다.
공화당은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표결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반대하고 있어 실제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백악관은 임시예산안에 들어간 국방 예산 등은 불충분한 수준이라 “국가 안보 측면에서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재난 구호 기금 측면에서도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연계시킨 유권자 등록 절차 강화 법안에 대해서도 “자격이 있는 유권자의 투표를 어렵게하고, 유자격 유권자가 명단에서 사라질 위험을 높인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러면서 만약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엔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어 사실상 상원 통과도 어렵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척 슈머(민주·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패티 머래이(민주·워싱턴) 상원 세출위원장은 공동 성명에서 “정부 셧다운을 필요하려면 한 정당이 만든 법안이 아니라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셧다운 책임은 하원 공화당의 손에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의회가 오는 30일까지 예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연방정부는 내달 1일 오전 0시부터 셧다운에 빠질 수 있다. 이는 11월 예정된 대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이에 선거를 앞둔 일부 공화당 의원들 역시 존슨 의장의 임시예산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과 일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오는 11월 선고 직후까지만 연장되는 임시예산안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임시예산으로 버티다, 대선과 상하원 선거 결과를 반영해 새로운 예산을 짜자는 것이다.
한편 존슨 의장이 반발이 예상되는 법안을 들고 나온 것은 당내 강경 보수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동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원의장 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당내 강경파들의 지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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