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임소현 김동현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속세 체계를 현행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법률안을 내년 상반기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연금 종신 수령 시 세율을 인하해주는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법 시행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시행하지 않고 주식 과세제도를 원점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는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월 월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재정당국의 계획을 밝혔다.
야당이 정부의 지역 화폐 예산 편성을 의무화하는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소비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유산취득세 개편 방안 마련…내년 상반기 국회 제출”
최 부총리는 “올해는 연구용역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유산취득세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에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빠르면 상반기 중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세 공평성을 높이고 과세 체계의 일관성, 국제적인 추세를 감안해 상속세 과세 방식을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산취득세는 각각의 상속인이 물려받은 유산 만큼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부모가 자녀 3명에게 33억원의 자산을 물려줄 경우 유산취득세를 적용하면 11억원에 대한 상속세율 40%를 적용 받을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제 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을 통해 “유산취득세는 납세자 부담 능력에 따라 조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능부담원칙에 부합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방향에서 전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유산취득세 추진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검토 과제는 과세 표준의 산정 방식과 상속인별 공제액”이라고 강조하며 올해와 내년에 우리나라에 적합한 기준을 찾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과세 표준 산정과 관련해선 “상속인별로 과세 표준을 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선진국의 사례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무리 민법과 상속재산 분할 관행에 적합한 과세 표준 산정 방식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 상속 재산 분할 결과를 최대한 반영하는 반식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속인별 공제액에 대해선 “피상속인의 전체 상속재산에서 차감하는 현행 공제 제도를 유산취득세 취지에 맞게 상속인별 상속재산에서 차감하는 공제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납세 편의 측면에서 적용하는 일괄공제의 경우 유산취득세 전환시 폐지될 수 있고 사속인별 공제액 규모는 현행상속세 공제액을 감안해 따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산취득세를 도입하면 일괄공제가 필요없어진다”며 “지금은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납세 편의상 일괄공제를 하고 있는 데 유산취득세를 도입한 뒤 일괄공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없기 때문에 일괄공제를 폐지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이미 제출된 상속세 공제 관련한 정부안이 있고 의원들이 발의한 상속세 개편안을 바탕으로 정기국회에서 논의를 거친 뒤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시 공제액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개인연금 종신 수령 시 세율 인하…퇴직연금도 개선”
최 부총리는 “정부는 장기 연금 수령을 유도하기 위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능 연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세제 지원할 것”이라며 “개인연금의 장기연금 수령 유도를 위해 개인연금 종신 수령 시 세율을 낮추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개인연금의 경우 세액공제 받은 본인 기여금과 운용수익을 연금 수령시 연 1500만원 이하인 경우 수령 나이에 따라 저율 분리과세 가능하며 종신의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4%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정부는 개인연금의 경우 세액공제 받은 본인 기여금과 운용수익을 연금 수령시 연 1500만원 이하인 경우 종신수령시 3% 분리과세 가능하도록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장기 연금 수령 시 연금 소득에 대한 세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개인연금 종신 수령 시 세율은 현재 4%인데 3%로 낮추는 것을 추진 중”이라며 “퇴직소득을 개인연금 계좌에 구입하는 경우에도 20년 이상 수령하는 경우에는 세금 감면이 이제 50% 과세인데 구간을 추가해 장기 수령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근로자가 퇴직시 근무지에서 받는 퇴직소득을 연금수령시 퇴직소득세를 과세하지 않고 이연하며, 실제 연금 수령연차에 따라 이연된 퇴직소득세의 70%(10년 이하), 60%(10년 초과)로 무조건 분리과세한다.
이를 이연된 퇴직소득을 20년 초과 연금수령시 이연퇴직소득세의 50% 무조건 분리과세 항목을 추가하도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20년 이상 수령하는 경우에는 50%로 세금 감면 기한 안을 추가하겠다”며 “관련 법(소득세법) 개정은 국민연금 개혁시기에 맞춰 추진한다”고 부연했다.
◆”금투세 시행 않고 주식 과세제도 제로베이스 검토”
이어 최 부총리는 “금투세는 시행하지 않고 그 대신 주식시장 관련 과세제도들을 제로베이스(원점) 검토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충남대학교에 가서 투자동아리 학생들과 이야기해보니 많은 투자자가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시장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투세의 경우 여러 논의들이 이뤄지는 중”이라며 “기본적으로는 금투세를 부분적으로 보완한다는 것이 불확실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대한 개인적 의구심이 더욱 생겼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금융시장에 대한 과세는 과세형평보다도 국내 부동산 시장이나 자본시장 간 자산의 이동, 그리고 국내외 자본시장 간의 자산이동에 미치는 영향과 대내외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野 강행 지역화폐법에 “소비진작 효과 회의적…매우 유감”
야당이 정부의 지역 화폐 예산 편성을 의무화하는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에는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판매·환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실태조사를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 부총리는 먼저 “지역사랑상품권 개정안이 소비진작 효과가 있다는데 매우 회의적”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은 지역화폐를 발행할 경우 소비 진작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앞서 ‘2025년 예산안’에 지역 화폐 사업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서 조세재정연구원이 2020년 9월 발표한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도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는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0~2018년까지 지역화폐 발행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역사랑상품권은 법률상 지자체가 발행 규모와 할인율을 결정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라며 법에서 지역 화폐 사업이 자치사무로 규정돼 있는데도 중앙정부에 강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함께 “예산 편성은 헌법에 따른 정부의 권한인데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상품권 예산을 요구하도록 의무화한다는 것은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oj1001@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