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싱가포르 경찰이 월드코인(Worldcoin) 계정과 토큰을 거래한 혐의로 7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간 킴 용 싱가포르 부총리는 전날 의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부총리는 월드코인이 ‘결제 서비스법(PSA)’에 따라 결제 서비스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드코인 계정 및 토큰의 제3자 판매를 제공하는 행위는 결제 서비스 제공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9년 결제 서비스법은 면허를 받지 않았거나 허가 면제를 받지 않은 사람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월드코인은 이 법에 따라 결제 서비스를 수행하지 않지만, 월드코인 계정과 토큰을 사고파는 행위는 결제 서비스 제공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경찰은 제3자를 통해 월드코인 계정을 판매한 혐의로 5명을 체포하고, 200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조사 결과, 3명의 남성이 타인을 모집해 그들 대신 월드코인 계정을 만들게 한 후, 현금과 교환해 계정과 토큰을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두 명은 월드코인 계정과 토큰을 구매하고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록 이러한 활동의 구체적인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해당 계정 및 개인 정보가 이후 어떻게 악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월드코인 계정을 은행 계좌와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며, 이를 타인에게 넘기거나 판매하는 행위가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싱가포르 의원들은 월드코인의 싱가포르 내 운영에 대한 위험성과 관련 범죄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예방 조치를 촉구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월드코인 운영은 추가적인 규제 당국의 감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월드코인은 지난해 출시 후 급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규제 기관의 감시 강화로 인해 여러차례 제동이 걸렸으며, 여러 지역에서 프로젝트 운영을 중단하라는 압력에 직면했다.
예를 들어, 홍콩에서는 홍채 스캔과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위험을 강조하는 시행령을 발표했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생체 인식 데이터 수집 관행에 대한 제한을 시행했다. 이러한 규제 압력은 혁신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사이의 지속적인 긴장 관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