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정치권에서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규제 방안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규제 당국은 자체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디지털 자산 관련 소위원회는 이날 청문회에서 디파이 규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소위원회 의장인 프렌치 힐 의원은 “블록체인이 금융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디파이와 관련된 잠재적 비용과 이익에 대한 지식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 의회는 디파이에 대한 규제를 추진 법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올해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에서는 미 재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디파이 연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규제가 논의됐다.
해당 법안은 공화당이 주도했으며, CFTC에 “디지털 상품”에 대한 새로운 관할권을 부여하고, 투자 계약의 일부로 제공되는 디지털 자산은 SEC가 감독하도록 했다.
한편, SEC는 2022년 디파이 거래소를 규제 대상으로 삼기 위해 거래소의 정의를 확대하는 규칙을 제안했으며, 이후 이를 다시 검토한 바 있다.
이 규칙이 통과될 경우, 디파이 프로젝트는 대체 거래 시스템(ATS)으로 등록해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제안은 암호화폐 업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규제 당국은 디파이에 대한 단속을 시작했다. 최근 유니스왑(Uniswap) 개발사인 유니스왑 랩스(Uniswap Labs)는 SEC로부터 ‘웰스 통지(Wells Notice)’를 받았으며, CFTC는 유니스왑이 불법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거래를 제공한 혐의로 17만 5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사건을 해결했다.
한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맥신 워터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지지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에 대해 비판했다.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이 디파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주 라라 트럼프와 티파니 트럼프 X 계정이 해킹되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과 관련된 토큰을 홍보하는 게시물이 공유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워터스 의원은 “디파이는 더 큰 효율성과 투명성을 목표로 하지만, 해킹, 사기, 정보 불균형, 이해 상충 등으로 인해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계획 중인 새로운 디파이 벤처에서도 이러한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