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김난영 기자] 미국 양당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첫 TV토론이 대중적 관심을 받으며 끝난 가운데, 후보별 최고와 최악의 순간도 주목된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10일(현지시각) 90분간 이뤄진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토론에서 그들 발언을 토대로 각각 2~3개 분야에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꼽았다.
◆해리스, 임신중절·의회난입 발언 ‘최고’…’트럼프 이기적’ 프레임도
해리스 후보의 경우 민주당이 역점 의제로 추진 중인 임신중절(낙태) 권리 관련 발언과 1월6일 의회 난입 사태 비판 등이 이번 토론에서 최고의 순간으로 꼽혔다.
해리스 후보는 “20개가 넘는 주가 ‘트럼프의 임신중절 금지법’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정부,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는 여성이 자신의 몸으로 무엇을 할지 규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2020년 대선과 이후 벌어진 1월6일 의회 난입 사태를 두고는 “트럼프는 8100만 국민(바이든 대통령 당시 득표 수치)에게 해고됐다”라며 “명백한 일은 그(트럼프)가 (물러나는) 절차를 수행하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경제 분야를 토론하면서는 “(트럼프 후보가) 당신들(국민)을 돌보는 일보다는 자기 자신을 방어하는 일에 더욱 관심이 있다”라며 트럼프 후보의 이기적인 면모를 부각하기도 했다.
권위주의 세계 지도자들과 트럼프 후보의 친분도 꼬집었다. 트럼프 후보가 “독재자를 존경하고 독재자가 되기를 원한다”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을 거론, 독재자들이 트럼프 후보를 조종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프래킹 입장 번복’ 최악…가자 정책 명확한 해답 못 해
반면 최악의 순간도 있었다. 더힐은 특히 해리스 후보가 과거 자신의 ‘프래킹’ 관련 입장을 번복한 점에 주목했다. 프래킹은 셰일가스 시추를 위한 수압파쇄법을 말하는데, 해리스 후보는 이전에 이에 반대했다가 최근 입장을 바꿨다.
이는 러스트벨트 경합주 노동자 표심을 의식한 행보다. 특히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프래킹 관런 일자리가 10만 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치적 계산에 따라 입장을 바꿨다는 비판을 받았다.
해리스 후보는 이와 관련해 진행자 질문을 받자 “나의 가치는 바뀌지 않았다”라며 “외국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원에 투자하겠다는 게 나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판을 불식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속 중인 가자 지구 전쟁과 관련해서는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지지하면서도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과 부상에 우려를 표했는데, 그간 중동 안정을 꾀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바이든 대통령과 다를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인플레이션 비판’ 최고…’이민자 루머’는 최악 평가
트럼프 후보의 경우 유권자 최대 관심사인 경제 문제 및 인플레이션 분야에서 선전을 보였다. 이번 행정부에서 펼쳐진 경제 상황을 두고 “이보다 더 나쁜 시기를 본 적이 없다”라며 실정을 적극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아울러 2년 넘게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는 ‘지원 피로감’에 물든 국민의 심리를 잘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전쟁을 멈추겠다’라는 확언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미국인에게 어필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민 문제를 둘러싼 루머 확산은 단연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날 토론에서 “그들(이민자)은 개를 먹는다. 유입된 이들은 고양이를 먹는다”라며 이민자들이 기존 미국 시민의 반려동물을 먹어 치운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최근 며칠 동안 온라인에 퍼진 루머로, ABC 진행자가 시 당국을 인용해 신뢰할 만한 기록은 없다고 제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는 “TV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라”라며 “우리는 밝혀낼 것”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와 함께 해리스 후보를 상대로 ‘마르크스주의자’ 등의 이념 공세를 하고, 인종적 정체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더힐은 이런 이념·인종 공세와 인신공격 역시 ‘트럼프 최악의 순간’으로 꼽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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