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 시장의 레버리지가 다시 증가하면서 트레이더들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코인데스크가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레버리지 증가는 시장에 변동성을 주입할 잠재적 가능성을 시사한다.
크립토퀀트가 추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추정 레버리지 비율(Estimated Leverage Ratio)’은 0.2060으로 상승,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선물 미결제약정을 거래소 보유 코인 수로 나눈 추정 레버리지 비율은 그동안 0.20 이하에서 몇 달간 다지기를 거쳐 다시 상승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점차 차입금을 사용해 선물 포지션을 확대하면서 위험 추구 환경으로 전환했음을 나타낸다. 반대로 추정 레버리지 비율이 낮다는 것은 조심스러운 접근을 시사한다.
레버리지 비율은 2022년 말, 당시 선물 거래소 중 규모 면에서 3위였던 샘 뱅크먼 프리드(SBF)의 FTX 거래소 붕괴 후 최고점을 찍었고, 이후 2023년 12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레버리지는 트레이더들이 적은 자본으로도 큰 포지션을 통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수익뿐만 아니라 손실도 확대하는 양날의 검이다. 시장이 베팅한 것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 마진 부족과 강제 청산으로 이어져 가격 변동성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
크립토퀀트는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에서 “최근 비트코인 추정 레버리지 비율의 상승은 파생상품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하이블록 캐피털에 따르면, 5만8500달러 부근에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유동성이 집중되어 있다.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이 수준에 접근하면, 전체 시장 유동성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변동성이 급증할 수 있다. 이는 매수/매도 주문이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이블록은 코인데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5만8500달러 부근의 고레버리지 유동성 구간은 비트코인이 이 레벨에 접근할 경우 변동성을 키우며 트레이더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체 주문 장부의 유동성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잠재적 강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글로벌 매수-매도 비율이 플러스를 나타내는 것은 강력한 기저 수요를 가리킨다”고 덧붙였다.
뉴욕 시간 12일 오전 9시 31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5만7684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47% 올랐다. 아시아 시간대 고점은 5만8454.16 달러로 기록됐다. 이날 미국의 8월 근원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큰 폭 오른 것으로 발표되면서 5만8000 달러 아래로 후퇴했다. 비트코인은 3월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