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김형섭 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11월 인가 기준 마련을 예고하면서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제4인터넷은행 자리를 노리는 컨소시엄들의 발걸음도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출모델과 자본력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제4인터넷은행과 관련해 11월께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예비인가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에 대한 경쟁도 평가 결과를 감안해서 늦어도 11월까지는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이후에 예비인가 신청 접수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과점적 구조의 은행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전환키로 하고 인터넷은행도 상시 진입 가능한 시장으로 만들기로 한 바 있다.
기존에는 사실상 금융당국에서 인가방침 발표 후 신규 인가 신청·심사가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충분한 건전성과 사업계획 등을 갖춘 사업자가 있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주는 상시 인가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후 제4인터넷은행을 희망하는 컨소시엄이 속속 등장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현재 제4인터넷은행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이 있다.
금융당국이 11월께 발표하는 인가 기준은 기존 인터넷은행들에 대한 심사기준을 준용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3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 인가 당시에는 자본금 요건, 자금조달방안 적정성,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사업계획(혁신성·포용성·안정성·경쟁촉진·금융발전·해외진출),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 등을 봤다.
토스뱅크는 2019년 10월 신규인가를 신청해 12월 예비인가를 받았으며 본인가는 2021년 2월에 신청해 4개월 뒤인 6월에 관련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제4인터넷은행 인가에서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는 대출모델과 충분한 자본력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비롯한 손쉬운 가계대출을 통한 이자장사 등으로 시중은행과 차별점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3개 은행 중 2곳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기도 했다.
금융당국도 지난 6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의 인가와 관련해 비대면 대출의 정교한 모델 구축과 자본확충 기반을 중요하게 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들은 공통적으로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표방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인터넷은행 3사도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씬파일러'(Thin-Filer·금융거래 실적 부족자)인 개인사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정교한 신용평가 및 비대면 대출 모델 구축이 인가 기준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특례법상 최저자본금(250억원)보다 훨씬 많은 2500억~3000억원의 초기 자본금으로 출범하고도 수차례 자복확충을 해야만 했다는 점에서 자본력도 중요한 요소다.
제4인터넷은행 도전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소상공인·중소기업 특화금융의 경우 연체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충분한 자본력 확보가 특히 강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기존 인터넷은행들의 경우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 토스뱅크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참여해 자본 조달력을 확보했다.
제4인터넷은행 인가 경쟁도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의 경우 일찌감치 우리은행 및 우리카드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더존비즈온이 주축인 더존뱅크는 신한은행의 가세가 유력하며 DB손해보험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렌딧·루닛·자비스앤빌런즈·트래블월렛 등 핀테크4사와 현대해상 등이 추진하는 유뱅크는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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