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가격을 측정하는 이더리움/비트코인 비율이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 수요 감소 추세를 가리켰다.
16일(현지 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전일 늦은 시각, ETH/BTC 비율은 0.04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날 오전 유럽 시간대 0.039를 나타냈다. ETH/BTC 비율은 올해 들어서만 약 30%의 하락했다.
ETH/BTC 비율은 지난 5년간 0.02에서 상승 추세를 보였고 2022년 초에는 0.08 넘어서며 고점을 찍었다. 이는 고점 기준 이더리움의 가치가 비트코인 대비 4배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후 이 비율은 꾸준한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올해 3월에 미 달러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더리움은 여전히 2021년 고점을 돌파하지 못한 상태며, 현재 2021년 고점에서 52% 하락한 상태다. 올해 비트코인은 4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이더리움 보유자들은 1% 미만의 수익을 얻었다.
ETH/BTC 비율의 상승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음을 나타내며, 반대로 하락은 비트코인이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ETH/BTC 비율의 상승은 보다 위험한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를 반영하며, 이더리움 생태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의미한다. 반면 하락은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이외 블록체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를 나타낸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2023년 이더리움에 대한 수요가 정점을 찍었으며,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 등장으로 비트코인이 더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Fx프로의 선임 분석가인 알렉스 쿱치케비치는 “이더리움 개발자들의 활동이 이더리움 생태계를 지탱하는 장기적인 이유였으나, 2023년 말에는 ETF 출시 전망이 강화되면서 비트코인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세가 변화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더리움 ETF의 출시는 비트코인의 경우와 유사한 큰 매수세를 끌어들이지 못했으며, 오히려 순유출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더리움 ETF는 7월 말 출시 이후 5억8000만 달러 넘는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비트코인 ETF는 12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또한 비트코인 ETF는 거래 시작 후 8개월 동안 170억 달러 이상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기술적 요인과 다른 블록체인의 더 높은 수익률 약속도 이더리움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암호화폐 시장 연구원 닉 럭은 “ETH/BTC 비율이 새로운 저점에 도달한 것은 이더리움 스테이킹 수익(APR)이 3% 미만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스테이블코인 스테이킹이나 TON 같은 다른 생태계 토큰 거래의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라고 코인데스크에 보낸 메시지에서 설명했다.
또한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9월 13일 기록적인 자금 유입을 보이며, 비트코인에 대한 매력을 더욱 높였다”고 덧붙였다.
쿱치케비치 등 일부 트레이더들은 ETH/BTC 비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경고했다. 그는 “이 비율은 0.02~0.03 범위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최근 몇 달 동안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정서, 그리고 증시 대비 알트코인들의 전반적으로 높은 베타를 감안할 때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은 향후 금리 및 규제 체제에서 보다 큰 명확성을 기다리고 있다”며 “지속적인 랠리만이 투자자들이 알트코인을 매수하고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