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정진형 기자] 8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경매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재개발 구역을 중심으로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고가 경매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서울 빌라 경매 진행건수는 1166건, 낙찰은 318건이었다. 낙찰률은 27.3%로 직전월(34.3%)보다 7.0%포인트(p)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78.3%로 전월(81.8%) 대비 3.5%p 내렸다.
앞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5월부터 든든전세주택 사업을 시작한 뒤 서울 빌라 경매시장 지표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든든전세는 HUG가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되돌려 주고, 경매를 신청한 주택을 직접 낙찰 받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실제 HUG는 지난 5~7월 서울에서 낙찰된 빌라의 35.9%(446채)를 낙찰받는 등 ‘큰손’으로 떠올랐다.
다만 정비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에서 낙찰가율이 100%를 넘기는 빌라 경매가 다수 나타났다. 한 예로 중랑구 중화동 빌라 43㎡(3층)는 응찰자 35명이 몰려 감정가(2억1800만원)의 181.8%인 3억9638만원에 낙찰됐다. 이 지역은 중화재정비촉진지구이기도 하다.
관악구 봉천동 청원그린빌 60㎡(3층)도 감정가(3억8400만원)의 125.4%인 4억8169만원에 넘어갔다. 응찰자수는 8명이었다. 이 지역은 봉천1-1구역 주택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동작구 상도동 대흥미소가17차 36㎡(4층)도 감정가 3억2400만원보다 비싼 4억233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수는 9명, 낙찰가율은 130.6%였다.
여기에 정부가 8·8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비아파트에 대한 각종 세제·청약 지원방안을 내놓은 것도 빌라 수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대책은 우선 비아파트 1호만으로 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6년 단기 등록임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1주택자가 소형주택을 구입해 6년 단기임대로 등록하면 1세대 1주택자로 특례를 적용한다. 공유주택 등 임대형 기숙사도 앞으로는 취득세·재산세 감면 대상에 포함된다.
또 생애 최초로 다가구, 연립·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을 구입한 경우 취득세 감면 한도를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하고 기간도 2027년까지 연장한다. 아울러 빌라 등 비아파트를 보유했더라도 청약에서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비아파트 범위를 기존 기존 면적 60㎡ 이하, 수도권 공시가격 1억6000만원, 지방 1억원 이하에서 면적 85㎡ 이하, 수도권 5억원·지방 3억원 이하로 확대한다.
지지옥션은 “주거시설 가운데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빌라 낙찰가율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며 “지난 8·8 부동산 대책에서 나온 재개발 촉진과 비(非)아파트 시장 활성화 방안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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