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미국의 연방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예산 적자는 1.9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GDP의 6% 이상에 해당한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카말라 해리스는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두 후보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을 위해 막대한 지출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는 연방 부채의 지속적인 증가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퍼주기식 공약에 ‘돈을 찍어내는 것’ 외에 딱히 재정 확보 방안이 없다는 것.
# 두 사람 모두 말하지 않는 진실
트럼프와 해리스는 각자 행정부의 일원으로서 이미 적자에 기여해 왔다. 트럼프는 2017년 세제 개혁을 통해 10년 동안 1.5조 달러의 적자 증가를 불러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으로 부채는 추가로 늘어났다.
해리스 역시 바이든 행정부에서 재정 지출을 확대해왔다. 두 후보 모두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 같은 주요 지출 항목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부채 문제에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방 부채와 적자가 이처럼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로는 전쟁, 금융 위기, 팬데믹 등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정치적인 요인도 크다.
과거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적자를 우려하며 초당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정치권에서는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듯하며, 이는 앞으로 미국 경제에 장기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장 2025년 중반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건, 또 한 차례 연방 재정적자 규모를 증액하는 협상을 해야 한다. 향후 몇 년간 미국의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재정 적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세금 감면 및 사회보장세 면제 등 추가적인 감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시행될 경우 향후 10년간 적자가 최소 4조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법인세율을 일부 기업에 대해 21%에서 20%로 낮추고,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는 등 다양한 감세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총 4.6조 달러의 추가 부채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동시에 연방 재정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 해리스가 대통령이 될 경우
해리스가 대통령이 될 경우, 적자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소 다르지만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는 어린이 세액 공제 확대와 주택 구매 보조금 신설 등 사회 복지 지출을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을 통해 10년간 3조 달러의 적자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자사주 매입에 대한 세금 4배 인상 △처방약 관련 정책 변경 △국제 기업 과세 강화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 역시 전체 재정 지출을 충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특히 의회에서 이 계획이 원활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낮아 실제 적자 감축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전문가 코멘트
1. 조디 애링턴 (Jodey Arrington)
소속: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 (공화당, 텍사스)
코멘트 내용:
“역사적으로 어느 대통령도 지출 절감이나 적자 축소로 인한 명예를 얻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공화당 내에서 지출을 크게 줄이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 지출 및 사회 보장 프로그램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공화당이 캠페인에서 주장하는 것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 제이슨 퍼먼 (Jason Furman)
소속: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자, 전 오바마 대통령 수석 보좌관
코멘트 내용:
“우리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빌릴 수 있었다.”라고 언급하며, 현재의 부채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부채 증가로 인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3. 마크 골드와인 (Marc Goldwein)
소속: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CRFB) 부회장
코멘트 내용: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의 동의 없이 지출을 크게 늘렸으며, 역사상 어떤 대통령도 그렇게 많은 돈을 의회 승인 없이 지출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4. 리처드 프란시스 (Richard Francis)
소속: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 수석 미국 애널리스트
코멘트 내용:
“높은 적자, 높은 부채 수준, 높은 이자 부담의 결합이 문제가 된다.”라고 언급하며, 현재 미국의 재정 상태와 부채 수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5. 돈 슈나이더 (Don Schneider)
소속: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 전 하원 공화당 보좌관
코멘트 내용:
공화당이 트럼프 하에서 의미 있는 지출을 삭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재정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6. 셸던 화이트하우스 (Sheldon Whitehouse)
소속: 상원 예산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로드아일랜드)
코멘트 내용:
트럼프의 감세 연장을 비판하며, 이러한 연장은 “대기업과 부유한 개인에게 편향된 4조 6천억 달러의 부채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세제 개혁에 있어 민주당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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