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임소현 기자] 수출 회복이 내수로 이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4분기에도 뚜렷한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다시 침체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상보다 더딘 내수 회복에 기업 실적 악화 등 영향으로 세수 부족 사태가 2년 연속 현실화된 상황에서 내년에도 세수 부족 상황이 이어진다면 가까스로 지켜온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도 위험한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평균적으로 전망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2.5%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로 제시했다.
IMF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2위인만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수출에도 다시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정부는 제조업과 수출 호조세가 내수 회복 조짐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행과 국책연구기관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석 달 전에 비해 0.1%p 내린 2.4%로 제시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수정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민간소비가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에 그친 가운데 투자도 둔화하는 등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라며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경우 내수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대외적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거나, 중국이나 미국의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한국 경제 회복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올해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한국 기업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호조세가 내수로 이어지지 않고,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대내외적 변수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수출이 다시 꺾일 경우 한국 경제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침체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악의 경우 한은 기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1%를 밑돌게 되고 1%대 저성장 늪에 빠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세수입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56조원 덜 걷힌데 이어 올해도 30조원 안팎의 세수결손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고강도 지출구조조정을 이어가는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했지만 내수 회복이 지연돼 기업실적 악화로 이어져 또 다시 세수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 기조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는 견조한 수출 호조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는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며 “부문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회복을 가속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특히 “최근 두 자릿수 상승하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투자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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