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전 세계 중앙은행의 94%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CBDC 사용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이체방크가 밝혔다.
18일(현지 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올해 3월 유럽, 영국, 미국에서 485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현금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의 대다수는 CBDC보다는 여전히 직불(데빗)카드 또는 신용카드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44%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대신 현금 사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의 분석가 마리온 라부르와 사이 라빈드란은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59%의 소비자가 현금이 항상 유효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COVID-19 팬데믹은 특히 Z세대 사이에서 디지털 결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고 전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로, 법정 통화의 디지털 형태다. CBDC는 발행한 중앙은행에 의해 법정 통화로 인정되며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CBDC의 주류 도입에 대한 회의적 시각
설문조사 결과, CBDC가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믿는 소비자는 단 16%에 불과했으며, 31%는 민간 암호화폐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31%는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관리하는 암호화폐를 선호한다고 했으나, 21%는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암호화폐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프라이버시 우려와 현금 선호
프라이버시 문제도 중요한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에서 응답자의 21%는 정부가 발행하는 암호화폐보다 일반적인 암호화폐가 더 나은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고 믿고 있었다. 유럽 소비자들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현금을 선호하는 비율이 영국이나 미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도이체방크는 스위스 국립은행(SNB), 유럽 중앙은행(ECB), 뉴욕 연방준비은행 등이 최근 시작한 여러 프로젝트들을 예로 들며, 중앙은행들이 CBDC의 도입을 점점 더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도매 애플리케이션에서 CBDC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