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남주현 기자] 미국이 4년 반 만에 빅컷(0.5%포인트 인하)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행이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미 금리 역전차가 1.5%포인트로 줄고,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등 여건이 개선될 때 금리 인하를 고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미국의 9월 FOMC 결과에 영향을 점검했다.
참석자는 유 부총재를 비롯해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윤경수 국제국장, 최용훈 금융시장국장 등이다.
FOMC는 이달 18일(현지시각)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낮췄다. 찬성 11명, 반대 1명으로 2020년 3월 이후 첫 인하다.
점도표에서 금리는 내년 0.1%포인트, 2026년은 0.5%포인트 더 낮아져 2.75~3.00% 범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종전 2.0%에서 낮춰 잡았다. 실업률은 올해 4.4%로 현재(4.2%)보다 높였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 침체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경제 성장률은 견조하고 노동시장도 굉장히 견고하다”고 선을 그었다.
유 부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인하 속도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 다소 매파적(hawkish)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피벗이 시작되며 외환시장의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서고,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2% 초반대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 역시 연내 금리 인하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다만,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등의 국내 여건은 금리 인하 발목을 잡고 있다.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다수의 금통위원은 정책당국의 거시건전성 책과 이와 관련된 주택가격과 대출 추이를 감안해 금리 인하를 결정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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