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른바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하면서 신용위험이 완화되고, 미국 내 대출자들도 즉각적으로 부담이 줄어들면서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내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했으나 시장에서는 이보다 공격적인 인하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금리 인하 직후 미국 회사채 시장의 위험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마킷 CDX 북미 투자등급 지수’ 스프레드가 1bp(1bp=0.01%포인트) 이상 좁혀졌다.
이는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인 데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가장 좁은 수준에 가까워진 것으로, 이 지표의 스프레드는 좁아질수록 신용 위험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대폭적인 금리인하가 계속될 것으로 가정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시장은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수익 제고를 위해 회사채를 계속해서 매입하려고 할 수 있지만 기업들도 추가로 채권 발행에 나서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글로벌 채권 책임자 밥 미셸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우리는 고객들에게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그냥 채권시장에 들어가라’, ‘ 채권펀드에 들어가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킷 CDX 북미 하이일드(고위험 고수익) 지수도 달러당 0.3센트 가까이 상승했으나 역시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인트레피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CIO 헌터 헤이즈는 “이번 금리하락은 하이일드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FOMC 금리 인하 직후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미 주요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일제히 대출 이자율의 기준이 되는 ‘프라임 레이트'(최우대 대출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최고경영자(CEO) 제이 하트필드는 로이터통신에 “은행들이 경쟁하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모두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며 “특히 대출금리는 예금금리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들 은행은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고 미국 경제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 기준을 강화해왔다.
실제로 미국 대출기관의 신용카드 순 상각률, 즉 은행이 회수하지 못한 대출 비율이 지난 2분기 4.82%까지 상승해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카고 소재 신용보고기관 트랜스유니온의 미국 연구 및 컨설팅 총괄 미셸 라네리는 “오늘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미 대출 소비자들은 월 상환 금액을 낮추거나 고금리 대출을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재융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점수 모델링업체인 밴티지스코어의 CEO 실비오 타바레스도 “이번 금리인하에 대해 “강력하고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으나, 그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일상 재정에 도움이 되려면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이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의 5.1%에서 4.375%로 낮춰 연말까지 0.5%포인트(50bp) 추가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70bp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어 연준 인사들은 내년과 2026년 말 각각 3.375%와 2.87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시장은 내년 7월까지 3%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64%로, 50bp 인하 가능성은 36%로 각각 반영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는 190bp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내년 말 기준 금리가 2.9%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파월 의장도 인하 결정 직후 이날 결정이 향후 인하 속도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언급했음에도 시장에서는 훨씬 공격적인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결정에 앞서 JP모건 등 일부가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데 비해 대부분 0.25%포인트 인하를 점치는 등 시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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