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강수윤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지난 2022년 3월 이후 4년 여 만에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고용, 침체 우려 완화, 금융여건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 11월과 12월에 각 0.25%p씩 내리고, 내년은 분기별 한 번 꼴로 총 1%포인트가 인하되는 시나리오를 전망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11월과 12월에 각 25bp가 인하되고, 내년은 분기별 한 번 꼴로 총 100bp가 인하되는 경로를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한다”며 “대차 대조표 축소의 경우 내년 3분기 전후 종료될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본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금리 인하 사이클 초기에 속도감 있게 움직여서 고용시장의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 빅컷을 단행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이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는 상태라 50bp가 새로운 금리 인하의 속도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 연준이 남은 11월, 12월에 각각 25bp씩 점진적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연준이 0.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유는 과거 인플레이션에 대응에서 보여준 ‘정책 실기(behind the curve)’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며 “연내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0.25%p씩 2회 인하해 연방기금 목표금리가 4.25%~4.50%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10월과 11월 경제지표를 통해 연착륙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위험 자산의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20일 열리는 일본 중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를 확인하고 엔캐리 청산 매물과 수급 불안은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BOJ 총재가 매파적인 스탠스를 피력하고, 27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 유세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금리인상 발언이 지속될 경우 엔화 강세 압력 확대가 엔캐리 청산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이미 엔화 순매수 포지션이 5.57만계약으로 확대됐고 1차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침에 따라 매물 규모나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계절적으로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수급 불안은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지수의 2650선을 돌파·안착 여부에 따라 등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2650선 돌파시 박스권 등락이 가능하겠지만, 저항으로 하락 반전하면 9월 저점(장중 2490) 밑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면서 “중기적인 측면에서 비중 확대 전략은 유효하다. 단기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코스피 2600선 이상부터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저점 매수 타이밍을 잡아보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증거는 불충분 하지만 만약 경기 침체가 현실화돼 연준이 사후 적인 수습 성격으로 금리인하를 할 시에는 단기적인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다”면서 “사후적 인하로 시장이 인식할 때에는 연말까지도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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