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선(11월 5일)을 불과 7주 앞두고 금리 인하 주기를 시작하면서 양측 후보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선 전 10주 이내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한 경우는 1976년과 1984년뿐이다.
특히 민주당의 당시 지미 카터 후보가 현직이던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을 이긴 1976년엔 선거 4주 전에 금리 인하 주기가 시작됐다.
연준은 1972년 이래 대선이 있는 해에 5차례 인상하고 6차례 내렸다. 동결은 두차례뿐이었다.
금리가 인하된 6차례 대선 중에 1996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경우를 제외하곤 모두 야당 후보가 승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은 선거 등 정치 요인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파월 의장은 “내가 연준에서 경험하는 대선은 이번이 네 번째”라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데이터 등에만 기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올해 초부터 연준이 민주당을 돕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치 프레임을 씌우려고 노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대선 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어쩌면 그들이 선거 전에 할 수 있다. 그것은 그들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FOMC 발표 전날에도 금리 인하를 비판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미시간주 유세 행사에서 “연준은 내일 금리 인하와 정치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이유는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스티븐 무어는 연준 금리인하 발표 후에 “현명하지 못한 일이며, 엄청난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0.5%포인트 인하가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저 왜 지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지는 이날 이번 금리 인하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운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이번 금리 인하는 해리스 부통령 캠프에 경제적 순풍이 될 것”이라며 “상징적 의미를 넘어서 실질적으로 경제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준 금리 인하 결정 후 환영하는 입장을 냈다.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전국 가계에 큰 승리”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높은 물가로 힘든 미국인에게 반가운 소식이다”라며 “하지만 앞으로 물가를 낮추는 작업에 집중하고 싶다. 물가가 많은 중산층과 노동자 가계에 여전히 너무 높은 수준임을 알고 있다”며 비교적 절제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저금리가 경제 성과와 관련한 트럼프 측의 공격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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