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이르면 올해 연말께 약 10만명이 자신의 은행 예금을 토큰 형태의 디지털화폐로 변환해 하나로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결제하는 대규모 실험이 이뤄진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6개 시중·인터넷은행과 한국은행은 오는 12월 실행을 목표로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활용성 테스트’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최근 2∼3개월간 은행연합회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열린 정례회의를 통해 은행권·한은 실무진은 이르면 오는 12월 약 10만명의 일반인이 참여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은행들은 중앙은행에 개설한 계좌의 예금(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자금을 거래하고 결제하는데, 한은과 은행권은 이번 테스트에서 분산원장 기술 바탕의 CBDC로 이 과정을 대체할 수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한은이 ‘기관용 디지털 통화'(tokenised wholesale central bank money)를 발행하면, 테스트 참여 금융기관 등은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토큰(예금 토큰; tokenised commercial bank deposits)을 발행하고 금융소비자가 이를 결제 등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논의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대부분 가상자산 수탁 경험이 많은 곳들로, 각 은행은 현재 가장 적합한 예금 토큰 사용처(서비스 가맹점)를 선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NH농협은행은 같은 농협 계열의 하나로마트를 테스트에 참여시킬 예정이고, 다른 은행들은 주요 편의점 등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소매점 등 테스트 참여 기관들이 확정되면 은행과 가맹점, 은행과 한은 사이 관련 전산망을 연결하고 CBDC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일정이 다소 늦춰지는 느낌은 있지만, 최대한 연말까지 ’10만명 규모의 예금토큰 사용’이라는 세계적으로도 의미있는 CBDC 테스트가 시작될 수 있도록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은은 이런 국내 실험뿐 아니라 국제결제은행(BIS), 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멕시코 중앙은행, 국제금융협회(IIF)와 함께 아고라(Agora)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토큰화 예금’과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를 활용해 통화시스템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국제 협력 사업으로, ‘2계층 통화시스템'(중앙은행·상업은행 이중 구조) 기반을 유지한 채 CBDC의 효용성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국내 CBDC 효용 테스트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아고라 프로젝트에 참여할 40여개 민간기관을 선정한 결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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