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빅컷’으로 시작하면서도 향후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19일(이하 현지시간) 달러 가치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아시아 주가지수는 일제히 올랐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1%대 상승 중이다.
◇ 달러 인덱스 등락 거듭…엔/달러 환율 한때 1% 상승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금리 인하 폭을 두고 25bp(1bp=0.01%포인트)와 50bp 전망이 막판까지 박빙을 이룬 가운데 연준은 18일 기준금리 상단을 5.0%로 50bp 낮췄고 연내 50bp, 내년 100bp 정도의 추가 금리 인하도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통상적으로 달러 약세 요인이며, 금리 발표 직전까지 100.8 위에서 움직이던 달러 인덱스는 발표 후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인 100.215까지 떨어졌다.
달러 인덱스는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가파르게 반등했고 한때 101.474를 찍기도 했다. 이날 고점은 금리 발표 후 저점 대비 1.25% 높다.
하지만 달러 인덱스는 다시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하고 한국시간 오후 3시 51분 기준 전장 대비 0.165 오른 100.761 수준에서 움직였다.
이날 장중 달러 강세와 관련, 연준의 연내 50bp 추가 인하 시사와 달리 시장에서는 70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고 파월 의장이 빅컷 지속에 대한 시장 기대에 제동을 걸면서 달러 움직임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가 커졌고, 영국·일본 중앙은행이 이번 주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삭소캐피털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전략가는 이번 분기 달러 매도세가 과했다고 보면서 중국·유럽 등에 비해 미국 경제 상황이 나은 만큼 현재로서는 달러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 주요 통화는 약세 흐름이지만, 달러 기준 환율 상승 폭은 오전장 대비 줄어든 상태다.
엔/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후 4시 1분 기준 전장과 비슷한 142.28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금리 발표 직전 142엔 안팎에서 움직이다가 발표 직후 140.32엔으로 떨어졌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 전장 대비 1.1%가량 오르며 143.95엔을 찍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5원 내린 1,329.0원에 장을 마쳤다.
◇ 닛케이 2.13% 상승…SK하이닉스 주가는 6%대 하락
미국이 뚜렷한 패닉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침체를 피하기 위해 예방적으로 빅컷을 단행했다는 평가 속에 이날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는 동반 상승했다.
일본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2.13%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에 더해 장중 엔화 약세 역시 일본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추석 연휴 이후 문을 연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 관련주 약세에도 불구하고 오후장 들어 상승 전환, 전장 대비 0.21% 올랐다.
모건스탠리가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10만5천원에서 7만6천원으로 내린 가운데,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0%가량 떨어졌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 종가 기준 6.14% 내렸다.
대만 자취안 지수(+1.68%)와 호주 S&P/ASX 200 지수(+0.61%)도 올랐다. 오후 3시 46분 기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73%)와 홍콩 항셍지수(+2.18%)도 상승 중이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29%)를 비롯해 나스닥 지수(-0.31%),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25%) 등 미 주요 주가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지만, 지수 선물은 다시 상승세다.
나스닥 100과 S&P500 선물은 각각 1.71%, 1.10%가량 오른 상태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 금값 장중 사상 최고 후 반락…국제 유가 오름세
미 국채 금리는 빅컷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이번 빅컷으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리 인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에 국채 가격이 내려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 금값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반락했다.
금 현물 가격은 금리 인하 직후 사상 최초로 온스당 2,600달러 선을 돌파하며 2,600.16달러를 찍었지만 이후 하락 전환해 한때 2,546.9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 전장 대비 0.65% 오른 2,575.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속 가격은 혼조세이고, 국제 유가는 상승세다.
11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0.75% 오른 배럴당 74.20달러,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56% 오른 71.31달러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60% 오른 62,023달러 수준이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