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우호 기자] 가상자산위원회 출범이 다가오면서 금융당국은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위원회 조직에 대해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9월 내 가상자산위원회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위원회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번 위원회는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같은 민감한 현안들을 다룰 예정이다. 또 가상자산 정책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위원회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업계·학계·법조계 인사들로 구성될 예정으로, 모두 15인 이내 위원이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민간 전문가 명단 공개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금융발전심의회 같은 자문기구는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만,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리위원회 등의 경우 비공개로 운영돼 왔다.
#업계 관계자들 “위원 구성, 균형 필요…헌재 같은 다양한 추천권도”
20일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위원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관련 민간 전문가들이 배제되고, 업계와 무관한 인물들로만 구성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가상자산업계 현실과 복잡한 이슈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인물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원회에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잘 아는 전문가들도 포함돼야 한다”며, “레거시 금융(기존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인물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소처럼 다양한 추천권을 통해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닥사, 가상자산위원회와의 관계 설정에 신중… “정책 방향에 달려”
가상자산 거래소 공동 협의체인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연합(DAXA·닥사)과 가상자산위원회 간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닥사 관계자는 “위원회와 닥사의 관계가 금융당국 정책 결정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닥사 측에서 원하는 바를 미리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금융당국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닥사는 위원회와의 협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가상자산위원회는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법 제5조에 따라 설치되는 자문기구다. 가상자산 관련 2단계 입법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법인 실명 계좌 발급 등 시급한 현안을 다루게 된다. 업계는 가상자산위원회 출범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와 정책을 구체화하고, 그간 모호했던 투자자 보호와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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