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비트코인(BTC)은 지난 12개월 동안 거의 모든 자산들을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으나, 최근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을 2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자산 운용사 반에크(VanEck)가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023년 9월 이후 약 124% 상승했으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점유율도 크게 증가했다.
9월 20일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조 2500억 달러로, 암호화폐 전체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약 15% 증가한 수치다.
반에크는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강세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2023년과는 다른 요인들이 현재 비트코인의 채택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 비트코인 채택은 주로 소매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된 가운데, ‘인스크립션(inscriptions)’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인스크립션은 사용자들이 미디어 파일을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직접 저장할 수 있게 하는 기능으로, 당시 비트코인의 인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2024년 들어 인스크립션의 인기가 감소하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거래 수수료는 전년 대비 약 52% 감소했다. 반에크는 올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가치 저장 및 전송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 채택 증가”로 설명했다.
올해 1월, 미국 규제 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했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약 55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비트코인 ETF에 투자돼 있다.
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는 비트코인 ETF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자산 운용사들에 의해 채택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반에크의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 매튜 시겔은 “비트코인의 장기 성장은 탈중앙화된 검열 저항 네트워크에 대한 필요성 증가, 기관 투자자들의 채택 확대, 그리고 주권 국가들의 채굴 및 국제 무역 참여 증가라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메가 트렌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 12개월 동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문은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은 비트코인 채굴자들에게 “끔찍한 한 해”였으며, 이는 주로 4월에 있었던 비트코인 ‘반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이번 반감기에서는 블록당 보상이 6.25 BTC에서 3.125 BTC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채굴업자들의 수익성에 큰 타격이 있었다. 반에크는 “비트코인 해시프라이스(Hashprice), 즉 1조 해시 계산당 얻는 수익성 지표는 전년 대비 97% 하락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