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유로존 20개국의 통합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장이 세계 경제가 1920년대 대공황을 초래한 압박에 버금가는 균열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라가르드 총재는 “1920년대와 2020년대는 ’20년대’라는 것부터 시작해 여러 유사점이 있다”며 “두 시대 모두 세계 무역 통합의 좌절과 기술 발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1920년대의 통화 정책이 금본위제를 고수하면서 주요 경제권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과 은행 위기, 경제적 민족주의(국가·지역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제 철학)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금본위제는 통화의 표준 단위가 금의 일정량의 가치와 등가관계를 유지하는 화폐 제도를 말한다.
1세기가 지난 2020년대에 들어선 현재 여러 구조적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더 나은 입장에 있게 됐다면서도, 여전히 경제 위기를 초래할 만한 위험 요소가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의 부분적 붕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 등이 모두 각국 중앙은행들에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혼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상승도 통화 정책을 시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1920년대 이후 최악의 팬데믹과 1940년대 이후 최악의 유럽 갈등, 그리고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에너지 쇼크에 직면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혼란이 공급망 문제와 같은 요인과 결합돼 세계 경제 활동을 영구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화 정책 입안자들에게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더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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