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하 단행…경기침체 우려 완화
美 선거 불확실성·반도체 우려 여전
김영환 NH證 연구원 “3Q 실적 모멘텀 약할 것”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드디어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기류를 유지해 줄 것이며, 어닝시즌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한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50bp(1bp=0.01p) 내린 4.75~5.0%로 결정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치솟은 물가를 가라앉히기 위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이뤄졌다.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2025년 실업률 전망치가 4.2%에서 4.4%로 늘었고, 장기 기준금리 전망치도 2.8%에서 0.1%포인트(p) 늘었기 때문이다. “금리인하가 앞으로도 계속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한몫했다.
다만 FOMC 다음날에는 파월 기자회견 내용을 제외하고 숫자만 생각하면 비둘기파(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시장에 돈을 풀어야 한다는 입장)적인 FOMC였다는 견해가 힘을 얻으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를 통해 통화정책 이벤트는 무난히 소화했다고 진단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대거 예정돼 있는데, 매파(경기 침체를 유발하더라도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 위원들이 빅컷(한 번에 0.5%p 인하)에 동의한 배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기류를 유지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도 “9월 FOMC에서 빅컷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다”며 “긴축적인 통화정책에도 금융 환경을 완화적으로 만들어 주던 적극적인 재정정책 또한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시장에 돈이 풍부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고용지표 부진 등으로 경기 우려 내러티브가 발생했지만 미국 3분기 GDPNow 나우캐스팅 데이터는 3% 내외에서 형성 중으로 침체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후 증시는 어닝시즌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4분기(6월~8월)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앞서 지난 6월 마이크론이 제시한 실적 예상치는 매출 76억 달러(74억~78억 달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모건스탠리의 한국 반도체 투자의견 하향 리포트 이후 실제로 스마트폰·PC 수요 감소의 실적 영향과 고대역 메모리(HBM) 공급 과잉 가능성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커진 상황”이라며 “9월 넷째 주 마이크론 실적 발표, 10월 첫째 주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는 반도체 시장 동향을 엿볼 수 있는 이벤트다”고 덧붙였다.
어닝 시즌 이후 3분기 실적 모멘텀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FOMC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10월 어닝시즌으로 옮겨갔으며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줄 것은 확실하다”며 “다만 주식시장이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다는 점, 한국의 경우 원화 강세로 인해 기업들이 상반기와 같은 환율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3분기 실적 모멘텀이 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리스크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적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2차 암살 시도가 발생했으나 1차 시도와 달리 지지율이 상승하지는 않았다”며 “다음 대선 관련 주요 이벤트는 내달 1일로 예정된 부통령 후보 토론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차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없다는 점에서 주목되나, 통상 대선 레이스에서 중요한 이벤트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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