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금값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순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은 47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 표준금거래소에서 가장 저렴한 한 돈 짜리 아기 돌반지는 50만6000원이었다. 아기의 이름을 새기거나 복잡한 장식이 들어간 반지는 최대 53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한국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36% 오른 11만294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국제 금 가격도 상승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0%p 인하)을 단행한 후 국제 금값은 트라이온스 당 2600달러를 넘어섰고, 이후 연일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미국 현물 금은 미국 뉴욕 기준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전 거래일보다 1.3% 상승한 트라이온스 당 2620.63달러에 거래됐다.
금 선물 역시 역사적 고점을 다시 쓰고 있다. 올해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1.2% 상승한 트라이온스당 264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기가 시작되고,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이 커지며 금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금은 통상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진다. 미국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로 이어지며, 이 역시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각국 중앙은행들이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점도 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부터 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483t의 금을 매입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초 금값이 트라이온스당 2700달러에 달한 것으로 예상했다.
ING는 올해 4분기 금값을 2580달러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1년~1년 6개월 새 트라이온스당 3000달러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최신영 연구원은 “미 연준은 2023년 7월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지 14개월 만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50bp 인하했다”며 “이같은 변화 속에서 주목해야 될 자산이 바로 금”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금은 실질금리와 역의 상관 관계”라며 “과거 정책금리 인하 구간에서 어김없이 우수한 성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은 이번에도 금의 매력도가 커질 것을 암시한다”며 “안전자산이라는 특수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금은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섰고, 지금의 금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의 금 수입량은 연초와 비교했을 때 분명 둔화됐고, 지금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미 금광 기업이 더 매력적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금 가격의 방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다만, 가격 레벨이 고민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경쟁 자산들을 되돌아 봐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삼성선물 옥지회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가정이 지속된다면 2024 년 금 가격은 2750달러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 1분기 평균 금 가격은 2850달러로 전고점을 경신한 후, 높아진 가격 레벨에 한동안 머무르며 2분기 2800달러, 3분기 2700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 연구원은 “4분기는 금 소매 강국인 인도의 결혼식 시즌으로, 전통적으로 금 수요가 높아지는 기간”이라며”한동안 위축되었던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북미와 유럽 펀드 보유량 증가로 전세계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4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시중은행에 대한 인민은행의 금 수입 쿼터(할당) 재개 역시 금 가격의 추가 상승세를 뒷받침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옥 연구원은 “내년 금 가격에도 상승 여력이 존재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금과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금리, 달러화 가치의 하향 안정화는 금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며, 중앙은행들의 매수세도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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