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규모 금리 인하가 시장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쏠려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현지시간) 과거 데이터를 통해 향후 시장을 예측해봤다.
# 금리인하 후 12개월 주식과 채권 대체로 좋아…경기침체는 ‘예외’
WSJ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주식과 회사채와 같은 투자 상품들이 12개월 동안 비교적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경제 상황에 달려있다. 금리 인하가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거나 성장세를 유지할 때 기업의 수익은 강세를 보인다.
반면,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를 피하지 못하면 모든 종류의 투자 성과는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닷컴 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상황이 그랬다.
# 10년물 국채수익률 완만한 상승…2008 금융위기는 예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때 대체로 완만하게 상승(가격 하락)해왔다. 이는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10년물 수익률은 투자자들이 금리 전망에 대해 가지는 기대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투자자들은 금리의 완만한 인하를 예상했으나 경제 붕괴 이후 연준은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춰야 했다.
# 금리 인하 주기에 S&P성과 좋아..중소형주 ↑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은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이 큰 시기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가 침체에 빠질지 여부가 더 명확해지는데, 이는 S&P 500 지수가 금리 인하 주기 동안 좋은 성과를 보인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더 많은 변동금리 부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이들의 차입 비용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이점이 있다. 그 결과, 중소기업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S&P 500 지수보다 더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 회사채 스프레드 좁아져..금융위기는 ‘예외’
기업의 차입 비용은 국채 수익률 외에도 기업 부도 가능성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위험 프리미엄, 즉 스프레드에 따라 결정된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때 이 스프레드가 좁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건강한 경제를 반영하며 국채 수익률 상승을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경기 침체 시기에는 기업 부도율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인해 회사채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가 대표적인 예다.
# 달러는 약세..금은 ‘강세’
금리 인하 주기 동안 미국 달러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덜 매력적이게 되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설정한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안전 자산의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에 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2001년처럼 세계적 사건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금 또한 금리 인하 시기에 혜택을 받는 자산으로, 이는 금리가 낮을 때 무수익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금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지며 선호된다.
과거 데이터는 금리 인하가 경제 성장과 결합될 때 주식과 채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경기 침체 시에는 상황이 정반대로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WSJ는 결론적으로 이번 연준의 금리 인하가 앞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경제의 흐름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