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서미희 기자]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상장폐지된 가상자산(암호화폐) ‘위믹스’의 유통량을 조작한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공판에 참석한 장 부회장과 위메이드 법인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검찰의 주장을 강력히 반박했다.
장현국 전 대표는 24일 서울남부지법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김상연) 심리로 진행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1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공판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가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 법인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한 이후 처음 열렸다.
검찰은 장 부회장이 2022년 1월 28일 공식 텔레그램 계정과 2월 9일 기자회견에서 위믹스의 유동화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유동화를 계속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장 부회장이 자본시장법 제178조를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부정거래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와 그밖의 거래를 유인할 목적으로 거짓의 시세를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금융투자상품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의 유포와 위계의 사용, 폭행 또는 협박을 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공판에서는 위믹스 유동화와 위메이드 주가 간의 관계에 대해 검찰과 장 부회장 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검찰은 장 부회장이 2022년 1월부터 2월 사이 위믹스 유동화를 중단하겠다는 허위 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위메이드 주가 차익과 위믹스 시세 하락 방지 등의 이익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2020년 6월 위믹스 코인을 발행한 이후, 2022년 1월까지 약 2890억 원을 유동화해 사업 자금으로 활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불거지며 위믹스 시세와 위메이드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검찰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장 부회장이 유동화를 계속 진행할 경우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 판단, 거짓 발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위믹스 투자자들은 지난해 5월 허위 유통량 공시 의혹을 제기하며 장 전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장 전 대표가 투자자들의 위믹스 코인 매수 대금을 직접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사기 혐의는 적용하지 않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위메이드 공식 텔레그램을 통해 유동화 중단을 발표한 뒤에도 비공식적으로 유동화를 이어갔으며, 장 전 대표가 이를 통해 약 3000억원을 현금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 부회장과 변호인은 검찰의 주장을 부인하며 위믹스 유동화 중단 발표가 시세에 미친 영향이 잘못된 전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 부회장은 위믹스 유동화를 중단하겠다는 허위 발표로 인해 투자자들을 오도해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그가 위메이드의 주가 상승과 위믹스 시세 하락 방지를 위한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재판부의 질문에 대해 위믹스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장 부회장 측 변호인은 유동화 중단 발표와 위메이드 주가 간의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이 자본시장법상의 사기적 거래나 시세 조종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위믹스 유동화가 위메이드 주가 시세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상관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검찰 측에 위믹스와 위메이드 주가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완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위메이드가 투자자를 향해 유동화할 생각이면서 유동화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 기망행위인지, 일정한 행위를 유인할 목적이 있었느냐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2차 공판을 오는 11월12일 진행할 방침이다.
장 부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의 주장은 사실관계와 법리적 측면에서 모두 잘못됐다”고 반박하며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위믹스의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며 위메이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인과관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위믹스는 2020년 10월 빗썸에 최초 상장하고 2021년 12월에는 코인원에, 업비트에는 지난해 1월 상장했다. 그러나 위메이드가 2022년 1월 위믹스 코인을 대량 유동화 해 다른 게임 회사를 인수하는 등 사업 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해 11월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고 12월에는 결국 상장 폐지됐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시장과 자본시장 법규 간의 복잡한 경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향후 법정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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