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지준율·정책금리 인하로 190조원…증시 안정에 152조원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 지원을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이 반색했지만 정책 효과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은 24일 오전 이례적인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 더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90조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궁성 행장은 또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0.2%포인트 인하하겠다고 했다.
판 행장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약 3%포인트 낮아지고,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예금 금리 등도 이에 따라 0.2∼0.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판궁성 행장은 증시 안정을 위한 8천억위안(152조원) 이상 규모의 통화정책도 공개했다.
그는 증권사·기금·보험사가 중앙은행의 유동성을 활용해서 주식을 살 수 있게 하는 5천억위안 규모 제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3천억 위안 규모 특별 재대출을 신설해서 상장사와 주요 주주의 자사주 매입과 지분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계적으로 5천억 위안을 추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은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대형 상업은행 자본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 은행들은 사상 최저 마진, 부실채권 증가 등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6개 은행에 순차적으로 각기 다른 정책을 토대로 자본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경기 부양책 발표를 두고 당국이 긴급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날 합동 기자회견에는 판 인민은행장과 리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3대 금융 수장이 이례적으로 모두 참석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가 장중 4% 넘게 뛰는 등 금융시장은 이번 발표를 반겼다.
내티식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개리 응은 “조금 너무 늦은 조치일 수 있지만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전 롱후이 펀드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인 저우 난은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 시장 신뢰를 개선할 수 있지만 추세를 바꾸지는 못한다”며 “중단기적으로 시장이 바닥을 찍기 전에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 애널리스트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 이후 가장 주요한 경기 부양책이지만 충분치 않을 것 같다”며 “올해 공식 성장률 목표 5%를 달성하려면 재정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중국의 소규모 투자은행(IB)인 찬슨앤코의 션 멍 이사는 “단기적으로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지만 자산 가격 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은 실물 경제활동 지원 방안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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