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증시에서 비트코인 옵션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도권 내에서 비트코인을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 투자자의 수요를 촉진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옵션 상품을 승인했다.
공식 상장까지는 미국 통화감독청(OCC)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추가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장은 이번 SEC의 승인만으로도 큰 진전을 이뤘다고 보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가 기관 투자자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투자 방식 다양화를 통해서다.
그간 기관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비트코인 투자 방식은 현물 ETF 주식 보유뿐이었다. 하지만 옵션 거래가 최종 승인되면 앞으로는 콜·풋 옵션 등을 통해 변동성 헤지와 투자 수익 극대화 등도 가능해진다. 결국 비트코인 관련 금융 상품에 대한 지속적 수요로 이어지는 셈이다.
비트코인 관련 상품 회사 포모21(FOMO 21)의 최고경영자(CEO) 네일 야곱은 21일(현지시간) X를 통해 “규제 기관이 비트코인 ETF에 대한 옵션을 승인하는 것은 비트코인을 합법적 자산으로 더욱 받아들인다는 신호”라며 “규제 불확실성으로 주저했던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알파 전략부서 총괄을 맡은 제프 박은 20일(현지시간) X를 통해 “비트코인 ETF 옵션 승인에 따라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 수익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며 “옵션 거래는 기존 주식 시장과 유사한 레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다. 투자자는 만기가 긴 상품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할 수 있고,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큰 잠재적 수익도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관측이다. 기관 투자자 수요 증가로 촉발된 수급 효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기관 투자자의 자금 유입은 지난해 3월 비트코인을 1억원까지 올려놨다.
제프 박은 “SEC가 비트코인 ETF 옵션 상품을 승인한 것은 올해 하반기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좋은 일이다. 역사상 가장 놀라운 상승세를 목격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의 특성과 규제된 옵션 시장의 결합은 가상자산 시장에 엄청난 파급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감마스퀴즈를 언급했다. 감마스퀴즈는 옵션 매도자들이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기초 자산을 대량으로 매수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제프 박은 “비트코인 옵션은 기초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때 옵션의 변동성도 함께 증가하는 현상이 있다”며 “현물 가격이 오르면 변동성도 함께 확대되기 때문에 델타가 빠르게 증가한다. 숏 감마를 헤지하는 마켓 메이커들로 인해 비트코인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야곱 CEO도 “비트코인 옵션 거래를 통해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면 투기적 급등을 잠재적으로 줄여 일관된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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