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천억원대 규모에 수익성·주주환원·시장평가·자본효율성 고려
상대평가 방식으로 업종 편중 해소…개별종목 비중 상한 15%로 제한
연 1회 정기변경, 밸류업 조기공시 기업 특례편입…11월 선물·ETF 상장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이동환 이민영 기자 = 한국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 차원에서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유도를 위해 개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 지수)가 오는 30일 첫 도입된다.
밸류업 지수는 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과 주주환원 등 다양한 질적 요건을 충족한 100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11월에는 이를 활용한 지수선물 및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될 예정이다.
◇ 삼전·하이닉스 등 정보기술 비중 최대…KB금융[105560] 탈락
한국거래소는 24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서 기업들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고자 개발한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 및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기준시점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원년 초일인 2024년 1월 2일이고 기준지수는 1,000이다.
지수 상품화 지원을 위해 2019년 6월부터 5년치 소급지수도 제공된다.
구성종목은 100종목이며, 정기변경은 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 연 1회다.
가중방식은 유동시가총액 가중방식이고, 개별종목의 지수 내 비중 상한은 15%로 제한된다.
종목 선별 기준으로는 ▲ 시장 대표성 ▲ 수익성 ▲ 주주환원 ▲ 시장평가 ▲ 자본효율성을 활용했다.
우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00위 이내, 시총 약 5천억원 이상 기업이어야 시장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니어야 하고,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적이 있어야 한다.
시장평가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 조건을 만족해야 하고, 앞선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자본효율성 평가가 우수한 기업순으로 최종 100개 종목을 추리게 된다.
밸류업 지수는 오는 30일부터 1초 단위로 실시간 지수 산출이 개시된다.
11월 중에는 지수선물 및 ETF 상장도 예정돼 있으며, 거래소는 업계 수요에 기반해 다양한 지수를 순차적으로 개발, 발표할 계획이다.
첫 선정된 100개 종목 중 시총 상위 10위권 기업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셀트리온[068270], 신한지주[055550] 등이다.
정보기술과 산업재가 각각 24개, 20개로 비중이 컸고, 금융/부동산은 금융 대장주 KB금융이 빠지는 등 10개 종목에 그쳤다.
◇ “연내 27개사 밸류업 공시…내년부턴 밸류업 공시해야 지수포함”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개발에 있어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외형 요건 외에도 객관적으로 적용 가능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다양한 질적 요건을 평가지표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시뮬레이션 결과로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코스피 200, KRX 300 등 기존 지수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밸류업 지수의 최근 5년 수익률은 43.5%로, 33.7%를 기록한 코스피 200, 34.4%를 기록한 KRX 300에 비해 우수했다.
투자지표를 봐도 밸류업 지수는 배당성향이 23.9%, 주가수익비율(PER)이 18.4배로, 코스피 200(배당성향 17.5%, PER 11.2배), KRX 300(배당성향 15.9%, PER 12.6배)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었다.
선정기준을 적용할 때는 특정 산업군에 대한 편중 없이 고른 편입이 이뤄지도록 상대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밸류업 조기 공시 기업 특례 편입, 산업군별 주가순자산비율(PBR) 상대평가 적용 등을 통해 기업가치 우수기업뿐만 아니라 향후 가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도 적극 편입하도록 지수를 설계했다.
이부연 경영지원본부장보는 브리핑에서 “내년부터는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은 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며 “연말까지 27개 기업이 관련 공시를 예고했고 다른 기업도 조기 공시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부연 본부장보는 또한 “지수 성공을 위해서는 연기금 참여가 필요하다”며 “이번 지수 발표를 계기로 5대 연기금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밸류업 지수 투자 활성화로 기업가치 중시 선순환 구조 정착”
거래소는 자본효율성과 주주가치 제고 등 질적 지표를 반영한 밸류업 지수 개발을 통해 한국 증시에서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선순환 구조의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지수 출시 이후 지수선물과 ETF 등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하고, 시장 재평가와 기업가치 중심 투자문화가 자리 잡음으로써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확산하는 것이 거래소의 목표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이번 밸류업 지수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주주 간 정보 비대칭 문제 등이 해결돼 우리 증시가 재평가받길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지수 발표 이후로도 기업 간담회 및 투자자 기업설명(IR) 개최, 공시 우수사례 발굴 등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노력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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