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조·로봇 등 전 영역서 우수성 보유…이런 나라 없어”
한미 공동연구 플랫폼 ‘글로벌 AI 프론티어랩’ 공동소장 맡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24일(현지시간)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AI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이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르쿤 교수는 이날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테크센터에 자리 잡은 ‘글로벌 AI 프론티어랩’ 개소식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미국과 더불어, 이론부터 알고리즘, 응용, 하드웨어, 심지어 로봇공학에 이르기까지 전체 영역에서 최고의 연구가 이루어지는 유일한 나라”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을 생각해 보면 전체 영역을 아울러 우수성을 보유한 나라는 없다”며 “특히 한국은 전자, 제조, 로봇공학 기초기술 분야에서 매우 훌륭한 포지션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르쿤 교수는 로봇공학이 앞으로 주목해야 할 중요 분야라고 지목하면서 “향후 다가오는 10년은 로봇공학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쿤 교수는 AI 분야에서 전 세계 4대 석학으로 자주 거론되는 권위자로,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AI 수석과학자를 겸직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AI 공동연구 플랫폼인 글로벌 AI 프론티어랩 공동소장을 맡았다.
르쿤 교수는 개소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주도의 AI 분야 투자 성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나 중국, 유럽 등지에서 정부 주도로 AI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와 같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르쿤 교수는 “빅테크는 인재와 전문가, 컴퓨팅 자원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챗GPT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LM)을 가동하는 데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과 인력이 소요되고 현재 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AI 개발에 막대한 자본이 있어야 하는 데이터센터 등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전 세계 어느 국가도 빅테크에 필적하는 노력을 기울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판단했다.
향후 AI 분야로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구하자 그는 수학과 통계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르쿤 교수는 “컴퓨터과학을 공부하되 수학과 물리학을 심도 있게 공부하거나, 전기공학과 물리학을 공부한 후 대학원에서 컴퓨터과학으로 전환할 것을 기본적으로 권장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컴퓨터를 배우는 것은 당연히 필수”라면서 “한국은 고급의 전기공학 인력을 많이 보유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나도 학부 때 전기공학을 전공했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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