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이더리움이 최근 비트코인 및 다른 주요 암호화폐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의 자금 유출이 증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전일(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793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7월 29일 이후 최대 규모 순유출이며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 감소가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프레스토랩스의 연구 책임자 피터 청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세계의 컴퓨터’라는 이야기가 전통 금융 투자자들에게는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이야기만큼 쉽게 반향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인데스크에 보낸 메시지에서 “전통 금융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의 투자 논리에 대해 비트코인의 경우 만큼 열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잘 알려진 금과 유사한 ‘디지털 금’이라는 서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이더리움의 ‘월드 컴퓨터’ 개념은 기술적 배경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50% 이상 상승한 반면 이더리움의 상승률은 15%를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미 비트코인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추가적으로 이더리움에 투자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청은 “비트코인 ETF에 이미 자산을 할당한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디지털 자산에 대한 노출을 추가하는 것은 의미 있는 분산 투자 효과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SOFA.org의 인사이트 책임자 오거스틴 판은 이더리움이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전환으로 상승했지만, ETF 자금 유출은 시장의 불안정한 심리를 반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속적 가격 상승이 이더리움 ETF의 침체된 흐름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주식 시장의 향후 흐름에 달려 있다”며, “이더리움은 최근 새로운 상황 발전이 없는 상황에서 11% 상승했다. 그러나 가장 최근 ETF에서의 대규모 유출은 이더리움의 미래 성장 모멘텀에 대한 투자자들 사이의 불확실한 분위기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시장 분석가 닉 럭은 최근의 자금 유출은 이더리움의 성장 서사에 대한 광범위한 회의론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럭은 이날 코인데스크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더리움 ETF 자금 유출의 급증은 이더리움에 대한 현재 진행 중인 비관적인 전망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자본을 다른 곳으로 할당하는 데서 기인할 수 있다”며, “현재 이더리움 가격 상승은 시장을 떠나기에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이더리움은 추가적인 자금 유입을 유도할 만한 서사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2025년 2월에 출시될 예정인 새로운 ‘Pectra’ 업그레이드는 사용자들이 알트코인으로 가스비를 지불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럭은 이어 “기관 투자자들은 당분간 더 나은 투자 기회가 다른 곳에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시간 24일 오후 2시 41분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2640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45% 빠졌다. 전날 고점은 2701.68 달러. 이더리움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 16일 4891.70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