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서미희 기자] 토큰증권발행(STO) 법제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조찬 간담회가 개최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영정보학회 디지털자산연구회는 오는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제1회 디지털자산 STO 포럼 조찬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 간담회에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학계, 법조계, 산업계의 전문가 22명이 참석할 계획이다. 부산디지털거래소(BDX), 한국예탁결제원, 금융결제원, 코스콤, NH농협은행, LG CNS,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루센트블록, 페어스퀘어랩 등 다양한 산업계 대표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간담회는 김재섭 의원이 STO 관련 개정안을 발표하기 전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를 통해 법제화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안으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7월 21대 국회에서 STO 시장 활성화의 기초를 다질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 발의가 이뤄졌지만 폐기 수순을 밟았다. 이로 인해 토큰증권 발행 제도화는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약식 가이드라인에 그대로 멈춰있다.
22대 국회에서도 물밑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21대 국회와 비교했을 때 정무위원회 위원 가운데 관련 전문가가 적은 점 등의 이유로 발 빠른 처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이다.
그러나 최근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바람직한 입법 방향 세미나’에서 여야 의원들이 법제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부동산, 미술품에서부터 선박, 항공에 이르기까지 기존에 투자하기 어려웠던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세계경제포럼은 2030년까지 토큰화된 자산 시장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글로벌 토큰증권 시장의 거래 규모는 20~25조원에 달하고 2030년에는 약 2만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토큰증권 시장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혁금) 지정을 받은 몇몇 조각투자 기업들로 한정돼 있다.
혁금 지정을 받은 기업은 뮤직카우, 비브릭, 카사, 루센트블록, 에이판다, 펀블, 갤럭시아머니트리 등 7곳이다. 올해 혁금 지정을 받은 기업은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유일하다.
신범준 토큰증권협의회 회장은 “입법 공백 상태에서 혁금이 토큰증권 업계의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법안이 폐기되며 차질을 빚고 있는 조각투자 기업들은 고사 직전”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금융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법적 책무 회피의 수단으로 혁금을 활용하려는 우려와 입법 절차가 진행될 경우 추가 혁금 지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의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STO에 필요한 분산원장 정의와 규율 근거를 신설하고, 발행인 계좌 관리 기관 등록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투자계약증권 유통 규율과 토큰증권 거래를 위한 장외 거래 중개업자 인가 조항이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이전 21대 국회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입법과 토큰증권 제도화를 주도했던 윤창현 전 의원이 코스콤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STO 법제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코스콤은 지난해부터 금융기관 및 발행사와 협약을 맺고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예탁결제원도 토큰증권 테스트베드 플랫폼 구축을 위한 개발에 착수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에 갤럭시아머니트리, 케이옥션 등 관련 사업을 이어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케이옥션은 자회사 투게더아트를 통해 STO 사업에 진출,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또한 ‘라인 넥스트’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NFT 기반 미술품 유통 생태계 구축에 나서며 신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투자 가능한 토큰증권 상품 항목이 미술품, 명품, 부동산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면서 “토큰증권이 법 망으로 들어오면 채권, 선박, 항공, 물류 등 보다 다양한 자산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투자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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