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임소현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해 합병·물적분할 등으로 일반주주의 이익이 침해 받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보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고 자본소득 과세 체계를 전반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과 함께 증권거래세는 일정대로 인하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추가 완화와 관련해서는 재산세와의 관계 등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일반주주 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체적 규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내수 회복 지연에 대한 책임감을 언급하며 향후 정책방향을 소개했고 윤석열 대통령 역시 내수 회복세 지연을 걱정하고 있다는 언급을 내놨다.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는 금투세 폐지 입장을 재확인했고 종부세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검토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값 잡기’ 대책에 대한 질문에서는 정부의 주택정책 목표가 가격이 아니라며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회복 속도차 무거운 책임감…일반주주 보호방안 검토”
최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과 함께 유례 없는 대내외 복합위기에 직면했다”며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된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측 충격이 발생하며 전세계가 수십년 만의 고물가와 고금리를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지난 2년간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합심해 대응한 결과 이제 우리 경제는 복합위기를 벗어나고 있다”면서도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등 위기의 후유증과 구조적 요인에 따른 부문간 회복 속도차로 인해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부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와 관련해 미국 대선, 중동변수 등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크게 증가한 가계부채,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등에 대한 관리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최 부총리는 “잠재성장률 둔화, 사회이동성 저하, 저출생 등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정부는 이러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내외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투자와 건설 활력 제고를 위해 벤처투자·민자사업 활성화와 공사비 안정을 위한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며 “소상공인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는 각자 처한 여건에 따라 가장 필요한 지원을 가장 필요한 방식으로 제공해 정책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임시투자 세액공제 연장, 노후차 개소세 인하 등 내수활성화 입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와의 소통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을 위해 밸류업 세제 인센티브 제공, 금투세 폐지 추진 등과 함께 합병·물적분할 등의 경우 일반주주를 보다 실효성 있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에 대한 의지도 나타냈다. 최 부총리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해 비효율적 지원은 과감히 걷어내고 일·가정 양립 등 실효성 높은 과제에 집중투자해 미래세대에게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물려주겠다”고 했다.
◆”尹, 내수 부분 제일 답답해 해…경제정책 철학 명확”
최 부총리는 ‘대통령이 경제정책과 관련해 가장 답답해 하는 부분이 무엇인가’라는 질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제일 답답해 하시는 게 내수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라며 “그런 부분 걱정을 계속 하고 계신다”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의 경제정책 철학에 대해서는 굉장히 명확하다”며 “경제는 기업이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일자리 만들고 그래야 노동자, 국민이 행복해진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기업이 잘못되면 국격이 하루 아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정도라는 위기의식이 있다”며 “일관된 그런 원칙 하에 모든 의견을 제시하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경제상황과 관련해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괴리가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경제는 심리고 긍정적인 지표를 부각해 경제주체들에게 심리 안정을 위해 말하는 것이랑 근거 없는 낙관과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부총리는 “당국자 입장에서 보면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대통령 발언은) 근거 없는 낙관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증권거래세 일정대로 인하가 맞아…종부세는 검토 필요”
최 부총리는 증권거래세 관련 질의가 나오자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증권거래세는 일정(스케줄)대로 인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증권거래세를 유지하느냐 인하하느냐의 여부는 정부의 판단을 믿어주시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020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을 도입하되,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폐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금투세 폐지를 추진 중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증권거래서 단계적 인하·폐지는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그동안 금투세를 유예해왔는데 결국 불확실성을 이연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은 금투세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나서 자본시장 과세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선진국은 배당소득도 같이 손익통산하는데 우리는 분리과세를 하고 있다. 그런 것까지 같이 봐야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종부세 추가 인하와 관련해서는 “윤석열 정부 들어 여러 방법을 통해 종부세 부담이 낮아졌다”며 “추가적인 미조정보다는 재산세와의 관계 등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종부세는 징벌적 과세로 많은 분들이 부담을 호소했던 부분”이라며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세법개정안에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 상향조정 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당안이 아니고 국회의원 개인의 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그런 것을 논의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논의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안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기본적으로 종부세의 세 부담을 완화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며 “다만 이제 그런 부분들이 어느 것이 시급하냐라고 생각했을 때 상속세가 조금 더 시급하다고 생각해서 상속세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한편 자본이득세 도입과 관련해서는 “자본이득세는 상속세 폐지와 관련돼 있는데 모든 부동산·주식을 포함해 자본소득(Capital Gain) 과세체계”라며 “조금 더 근본적인 사회적 합의뿐만 아니라 연구가 필요해 검토는 하고 있지만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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