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대안으로 암호화폐에 눈을 돌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체이널리시스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6월말 기준 중국 기반 암호화폐 시장 장외 거래(OTC)량이 237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3분기 연속 2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며 이 기간 누적 유입액은 총 754억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 당국의 암호화폐 거래 금지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지난 3년간 자본 유출 및 자금 세탁 문제를 이유로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해왔으나, OTC 서비스와 개인 간(P2P) 거래를 통해 위안화를 암호화폐로 교환하는 방식은 여전히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체이널리시스의 에릭 자딘(Eric Jardine) 연구원은 “중국의 규제 환경을 고려할 때 이러한 서비스는 중국 경제의 그레이 존에 속한다”며 “중국 당국의 암호화폐 금지가 느슨하게 집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중국 OTC 시장의 급격한 성장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중국 OTC 브로커들이 진행하는 자금의 약 55%는 1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거래에 해당한다.
다만, 이러한 자금이 개인 자산가들의 것인지 아니면 기업들이 소액 고객의 돈을 받아 한꺼번에 거래를 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에릭 자딘 연구원은 “자금의 출처를 데이터에서 알아낼 수 없지만 중국의 규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런 서비스는 더 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러시아와 중국 간 국경 거래에서 암호화폐가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장외거래가 늘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중국이 불법 외환 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대규모 경찰 수사를 진행한 것도 암호화폐 및 자금세탁과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 암호화폐 수요 지속 전망
암호화폐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기업 TRM랩스의 수석 정책고문 앤젤라 앙은 “중국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경 없는 암호화폐 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금지 조치가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홍콩은 2022년 말부터 디지털 금융 허브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했지만 중국 본토 시민은 규제로 인해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 부양과 주식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했지만 이러한 조치가 암호 화폐에 대한 수요를 억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12개월 동안 비트코인은 약 140%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중국의 대표적인 CSI 300 지수는 10% 하락했다. 경제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암호화폐는 중국 내 대체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