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진형 기자] 7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거래금액이 2년여 만에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침체됐던 비(非)아파트 시장으로 주택 수요가 옮겨가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플래닛의 7월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빌라 매매 건수는 2550건, 거래금액은 1조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월과 비교해서 거래량은 13.7%, 거래금액은 27.9% 늘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거래량은 32.2%, 거래금액은 50.9% 상승했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지난 2022년 8월(2264건) 이후 18개월 만인 지난 3월(2336건) 2000건대를 회복했다. 거래금액의 경우 2월(6001억원) 이후 6개월째 상승세다.
빌라 거래금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2022년 6월(1조2077억원) 이후 25개월 만이다.
25개 자치구별로 보면 거래량은 은평구가 19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서구(189건), 중랑구(169건), 광진구(165건), 양천구(157건) 등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거래량은 노원구(138.9%)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25개 자치구 중 19곳의 거래량이 늘었다.
거래금액은 성동구가 101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광진구(765억원), 서초구(680억원), 동작구(635억원), 은평구(624억원) 등 순이었다.
거래금액 상승폭이 전년동월 대비 가장 큰 곳은 성동구(845.8%)였다. 25개 자치구 중 21곳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거래금액이 상승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로 전·월세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빌라 쪽으로 주택 수요가 넘어오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 대비 1.4p(포인트) 오른 116.1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22년 8월 이후 23개월 연속 하락했던 오피스텔 매매가격 지수도 7월 보합을 기록한 뒤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03% 올랐다.
7월 거래금액이 가장 많았던 성동구(1012억원)의 경우 성수동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대량 매각이 발생한 착시효과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성동구에 위치한 연립·다세대 주택 비중은 1.3%(1만2235호)에 그친다. 부동산플래닛 자료를 보면, 빌라 비중이 높은 구로구(4.2%)와 강동구(4.4%), 도봉구(3.6%)는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감소세를 보였다.
8·8 대책에 포함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방안이 작동하면 빌라 시장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부는 1주택자가 소형주택을 구입해 6년 단기임대로 등록하면 1세대 1주택자로 특례를 적용하고, 생애 최초로 다가구, 연립·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을 구입한 경우에도 취득세를 300만원가지 감면하기로 했다. 청약에서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비아파트 범위도 85㎡(수도권 5억원·지방 3억원) 이하로 넓혔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선행성을 띈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지역에 따라 울퉁불퉁하지만 거래와 가격이 늘고 있다. 8·8 대책을 통해 비아파트에 청약 지원, 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긍정적 요소”라며 “시장이 빌라 전세사기 후유증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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