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국내 화장품 관련주가 상승 사이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대형 화장품 브랜드보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사에 수혜가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화장품 업종 주가는 지난 7~8월 전체 시장에 비해 부진했으며, 9월 들어 실적 성장 기대감과 중국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커진 지난 25일에는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9.04%), 코스맥스(5.94%), LG생활건강(5.35%), 아모레퍼시픽그룹(4.17%) 등이 고른 강세를 보였다.
중국은 지난 24일 통화정책 완화, 부동산 시장 부양, 주식시장 안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시장에서 “팬데믹 발발 이후 인민은행이 내놓은 가장 유의미한 부양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날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4.15% 오른 2863.13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투자업계는 26일 중국발 소비 경기 회복의 영향이 대형 브랜드사보다 중국과 협업하는 국내 OEM사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중국은 연내 추가적 경기 부양 정책 제시를 예고했으며, 당분간 중국 관련 소비주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다만 중국 경기 부양책과 관련한 직간접 효과는 OEM사 중국법인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은 기존 중국 실적 부진이 단순 소비력 저하 때문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전체 이익의 45%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중국 사업 의존도 높다”며 “중국 금리 인하로 인해 중국 현지 시장 소비력이 개선된다면 화장품 수요도 자연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달금리 하락으로 로컬 화장품사들의 투자가 늘면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중국 생산법인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대형 브랜드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노후화된 브랜드 리뉴얼, 채널 구조조정 등으로 중국 내 사업 구조 변화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 내 화장품 시장 경쟁 심화로 한국 화장품사들의 중국발 실적 회복 가시성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경기책에 대한 효과는 중장기적 기업 체질 개선과 동반돼야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LG생활건강에 대해 “중국 실물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전일 주가 흐름이 양호했다”며 “경기 부양에 따른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고려 했을 때 중국 화장품 산업이 추가적으로 나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의 기대만큼 개선될 수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종료 이후 중국발 훈풍이 불었을 때 대부분의 중국주는 단기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추후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며 “중국 화장품 산업의 회복이 확인 된 후에 LG생활건강을 다시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올투자증권 박종현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3분기 서구권 및 기타 아시아권 매출액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직매입 재고에 대한 환입 지속으로 중국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서구권 성장이 실적을 주도할 전망”이라며 “4분기 이후부터 중국 관련 비용 감소로 인한 이익률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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