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배인앤드컴퍼니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례 글로벌 기술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AI 모델 학습에 필수 부품인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AI 기반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가 칩 부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인의 미주 지역 기술 실무 책임자인 앤 호커는 CNBC에 이메일을 보내 “GPU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사슬의 특정 요소에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PU 수요 증가와 AI 기반 전자 기기의 물결이 합쳐지면 PC 제품 갱신 주기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반도체 공급에 대한 제약이 더 광범위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반도체 공급망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태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AI 기반 기기 수요가 약 20% 이상 증가하면 이 균형이 깨져 칩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규모 최종 시장의 합류 지점에서 AI 폭발이 쉽게 그 한계를 넘어 공급망 전체에 취약한 병목 지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반도체 공급망은 여러 회사에 걸쳐 분산돼 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GPU를 설계한 후, 이를 대만의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에 위탁해 제조한다.
또 TSMC는 네덜란드의 ASML과 같은 반도체 생산장비 제조사가 만든 장비에 의존한다. 더욱이 최첨단 반도체는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에서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면 이 중 어느 한 곳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해 공급망 전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정학도 칩 부족 사태를 촉발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수출 제한과 기타 제재를 통해 중국의 최첨단 칩 접근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고, 이에 중국이 맞대응 성격으로 반도체 소재 부품에 대한 수출 통제안을 내놓고 있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긴장, 무역 제한, 다국적 기술 기업의 중국 공급망 분리는 반도체 공급에 심각한 위협을 계속 초래하고 있다”며 “공장 건설 지연, 자재 부족 및 기타 예측할 수 없는 요소도 핀치 포인트(병목 구간)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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