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가 완료되면서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활용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 주목받고 있는 것이 스테이킹이다. 래핑된 비트코인(WBTC)과 스택스에 이어 최근에는 바빌론 프로토콜이 등장해 새로운 방식으로 비트코인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 비트코인 스테이킹이란?
스테이킹은 암호화폐 보유자가 자신의 토큰을 네트워크에 제공해 운영 자금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이는 마치 은행에 돈을 예치해 이자를 받는 것과 유사하다. 스테이킹은 대부분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비트코인에는 이러한 보상 시스템이 부재하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roof of Work) 기반 네트워크로, 스테이킹 대신 채굴(mining)을 통해 블록을 생성하고 보상을 분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커뮤니티에서 스테이킹이 부재한 비트코인의 한계를 해결하고, 비트코인의 활용성을 더욱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예를 들어 래핑된 비트코인(WBTC)은 비트코인을 이더리움 기반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스택스는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스태킹(Stacking)’을 통해 비트코인 홀더가 네트워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바빌론(Babylon)은 비트코인을 활용해 지분 증명(Proof of Stake, PoS) 네트워크의 보안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비트코인 사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 랩트 비트코인(WBTC), ERC-20 토큰으로 변환
래핑된 비트코인(WBTC)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프로토콜로, 비트코인을 ERC-20 토큰으로 변환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WBTC는 1:1로 비트코인에 의해 뒷받침되며, 이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WBTC가 등장하기 전에는 비트코인을 금융 거래에 사용하려면 중앙화된 거래소(CEX) 같은 중앙화된 기관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2019년 1월에 WBTC가 출시되면서 이더리움 기반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s)에서도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WBTC는 주로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거래되며, 대출 플랫폼이나 파생상품 플랫폼에서도 담보로 사용된다. 현재 WBTC는 15만 개 이상 유통되며,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약 0.76%를 차지하고 있다.
# 스택스(Stacks), STX 맡기고 비트코인으로 보상받아
스택스는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프로젝트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스마트 계약과 DApp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스택스의 핵심 특징 중 하나는 Proof of Transfer(PoX)라는 독특한 합의 메커니즘과 스태킹 과정이다. 스태킹은 사용자가 STX 토큰을 잠그는 방식으로, 이 과정을 통해 네트워크의 보안과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
스태킹에 참여하면 사용자는 비트코인으로 보상을 받게 되며, 이는 스택스 네트워크가 비트코인의 안정성에 의존한다는 점을 강화한다. 다른 네트워크에서의 스테이킹과는 달리, 스택스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택스는 비트코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에서 스마트 계약과 DApp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러한 잠재력 덕분에 현재 많은 프로젝트와 애플리케이션이 스택스 생태계에서 개발되고 있다.
# 바빌론, 비트코인 옮기지 않고도 ‘이자수익’
바빌론 프로토콜은 비트코인을 지분 증명(PoS) 체인에서 스테이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비트코인을 다른 블록체인으로 옮기지 않아도 스테이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비트코인을 그대로 두고, 다른 PoS 블록체인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방식은 비트코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공한다. 또한, 바빌론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들이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 비트코인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바빌론은 비트코인을 단순한 거래나 저장 수단이 아니라 PoS 네트워크의 보안을 강화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업계 기대가 크다.
바빌론의 스테이킹은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락킹(locking)하고, 두 번째 단계에서 스테이킹 기능을 활성화하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여러 PoS(지분 증명) 시스템에 비트코인을 동시에 스테이킹하는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 8월 첫 단계를 완료한 상태며, 첫 단계에서는 직접적인 스테이킹 보상이 제공되지 않고 바빌론 포인트만 지급된다.
# 왜 주목하는가…$1.4조 자본효율성 극대화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주로 가치 저장과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었지만, 스테이킹을 통해 추가적인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열리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채굴 보상이 줄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 방법으로 스테이킹이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킹을 통해 1조 4,000억 달러에 달하는 비트코인 자본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바빌론 프로토콜의 공동창립자 데이비드 추 스탠퍼드 대학교수는 “바빌론 프로토콜은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자산을 이동시키거나 맡기지 않고도 스테이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라며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을 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스전쟁’으로 이어진 ‘첫 스테이킹’..갈 길 멀더라
다만, 유동성이 중요한 비트코인을 스테이킹할 경우 네트워크 혼잡과 가격 변동성 위험으로 채택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웨이 캐피탈의 파트너 0xTodd “수 많은 주소의 비트코인이 한꺼번에 락킹(잠금, 예치)되면 일시에 디도스 공격과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네트워크 혼잡과 거래 수수료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바빌론 프로토콜이 비트코인을 락킹하던 지난 8월 거래 수수료가 건당 60~90달러까지 급등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바빌론 스테이킹에 참여한 한 암호화폐 사용자는 “스테이킹이 시작된 후 90분 동안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가 치솟았다”며”많은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었지만 예상치 못한 네트워크 혼잡과 높은 수수료로 인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프로토콜과 스마트 계약의 보안 취약점이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OKX 리서치는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적, 경제적 보안 측면 리스크를 해결해야만 비트코인 스테이킹의 이점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 전망과 과제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비트코인 스테이킹 전망은 밝은 편이다. 커뮤니티는 바빌론과 스택스 같은 프로토콜을 통해 확장성과 효율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은 다른 PoS 네트워크 보안에 기여하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체 네트워크의 보안과 투명성 역시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의 사용성과 가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