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자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지난달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전월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이를 역행한 것이다.
이달 들어 잠잠했던 대출금리는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 주문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주담대 금리를 올린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달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의 평균 금리는 3.604%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3.542%에서 0.062%포인트 오른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한 달 사이 국민은행은 3.50%에서 3.65%로 0.15%포인트 뛰었다. 신한은행은 3.44%에서 3.48%로, 하나은행은 3.67%에서 3.71%로 각각 0.04%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3.31%에서 3.32%로 0.01%포인트 상승했으며 농협은행은 3.79%에서 3.86%로 0.07%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에도 가산금리가 오르면서 전월보다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대출금리는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리에 비용과 위험프리미엄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를 뺀 값으로 결정된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기준금리는 평균 3.222%로 전월 3.368%보다 낮아졌다.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과 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달 전월보다 하락했다.
가산금리에서 가감조정금리를 뺀 값은 5대 은행 모두 전월보다 높아졌다. 국민은행은 0.11%포인트에서 0.43%포인트로 뛰었다. 신한은행은 0.08%포인트에서 0.26%포인트로, 하나은행은 0.32%포인트에서 0.48%포인트로 올랐다. 우리은행은 -0.04%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농협은행은 0.4%포인트에서 0.64%포인트로 높아졌다.
5대 은행은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7월부터 두 달간 20회 이상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월 7조1660억원, 8월에는 9조6259억원 늘어나면서 증가폭을 키웠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케이뱅크가 지난달 신규 취급한 주담대 평균금리는 3.71%로 전월 3.62%에서 상승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평균금리는 3.62%에서 3.56%로 낮아졌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지난달 말 금리 인상 자제를 주문하면서 금리 대신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조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리를 다시 올리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은 0.1%포인트, 변동금리(6개월) 상품은 0.2%포인트 금리를 올린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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