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양책·마이크론 호실적에 코스피 연3주↑…외국인 매도세 약화
우호적 매크로 뒷받침…”대형 반도체株 중심 반등세 지속 기대”
경제지표·실적시즌 경계심도…”변동성 확대에 박스권 장세 예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이은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효과가 더해지면서 상승세가 강해졌다.
부진의 골이 깊었던 반도체주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깜짝 실적을 계기로 오랜만에 반등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금주도 미국과 중국의 통화 완화 기조가 증시 동력을 제공하는 가운데 반도체주의 반동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둔 경계심, 취약해진 수급 여건 등으로 인해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56.41포인트(2.17%) 오른 2,649.78을 기록하며 3주 연속 상승했다.
글로벌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가 오랜만에 급반등했다.
마이크론이 다음 분기 가이던스(전망치)도 시장 예상 이상으로 제시한 결과,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 역시 상당 부분 완화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주 중국도 지급준비율(RRR·지준율) 0.5%포인트 인하를 비롯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는 등 주요 2개국(G2)의 완화적 통화정책도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주(23~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천968억원을 순매도하며 5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했으나 전주에 비해 매도세는 약화했다. 개인도 8천899억원을 순매도하며 5주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기관은 1조8천37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3주 연속 매수 우위로 지수를 견인했다.
업종별로는 중국 경기 민감주인 섬유의복(10.10%), 화학(9.21%)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반도체주가 반등한 전기전자(5.07%), 의료정밀(6.49%) 등도 강세였다.
전기가스업(-5.47%), 의약품(-4.65%)을 비롯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보험(-3.23%), 통신업(-1.95%) 등이 부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26.16포인트(3.49%) 오른 774.49로 3주 연속 상승했다.
금주 증시는 업황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한 반도체주의 반등 시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서 예상보다 강한 인공지능(AI) 수요와 함께, 데이터센터향 D램 및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매출 지속세도 확인된 결과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이 개선되면서다.
최근 업황 ‘겨울’을 전망한 보고서로 반도체주 급락을 야기한 모건스탠리도 앞서 하향 조정했던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2주도 안 돼 다시 상향 조정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상황에서 마이크론의 호실적으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과잉 이슈가 일부 해소됐다”며 “대형 반도체 및 HBM 비중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주가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보다 강한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도 앞선 미국의 빅컷과 함께 증시의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G2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양국 모두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기보다는 심각한 잠재적 위험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보험적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빅컷을 위기 신호로 인식하기보다 정직하게 호재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반면 내달 1일과 4일 발표되는 미국 9월 제조업 지수와 9월 고용지표는 시장 전망을 불확실하게 하고 있다.
이들 지수는 지난 8월과 9월 초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 경기침체 우려를 증폭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들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거나 고용 세부 내용이 좋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 우려 또는 금리인하 실기론이 다시 부상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짚었다.
내달 1일 공개되는 한국 9월 수출 실적도 높아진 기저효과 탓에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가오는 3분기 실적 시즌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부진한 점이 증시 전반의 경계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약해지고 있다고 해도 하반기 내내 ‘셀코리아’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증시도 지난 27일(현지시간) 주요 지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혼조세로 마감하는 등 고점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증시가 업종별 장세와 함께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지표의 부진 시 변동성이 쉽게 커질 수 있다. 코스피 2,700 이상에서 탄력적 추가 상승 기대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580~2,75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9월 30일 중국 9월 제조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 10월 1일 미국 9월 ISM 제조업 PMI, 미국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한국 9월 수출입, 한국 국군의날 증시 휴장
▲ 10월 2일 미국 9월 ADP(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고용, 한국 9월 CPI
▲ 10월 3일 미국 9월 ISM 서비스업 PMI, 한국 개천절 증시 휴장
▲ 10월 4일 미국 9월 고용보고서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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