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로존 주요국 모두 2% 하회…”내달 인하 가능성 80%”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목표치인 2.0%를 밑돈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잡히고 경기침체 우려는 계속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 대비 1.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독일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1.9%를 기록해 2021년 4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통화정책 목표치인 2.0%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이달은 ECB 기준 환산치로도 지난달 2.0%에서 1.8%로 떨어져 ECB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보다 7.6% 떨어져 물가 안정을 주도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 서비스물가는 3.8%로 집계됐다.
이달 유로존 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프랑스 1.2%, 스페인 1.5%, 이탈리아 0.7% 등으로 모두 ECB 목표치는 물론 전문가 예측치도 밑돌았다.
ECB는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등락하다가 내년 하반기에나 목표치인 2.0%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에너지 가격 하락 효과가 사라지면 물가가 또 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그러나 물가보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주 경기하강을 가리키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시장에서는 당초 건너뛸 것으로 예상한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약 80%, 연말까지 금리인하 폭을 49bp(1bp=0.01%포인트)로 올려 잡았다.
ECB는 미국보다 앞서 지난 6월과 이달 중순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그동안 시장은 ECB가 내년 하반기까지 분기마다 한 번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이날 조기 금리인하 전망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내놨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의회에 출석해 “지난 두 달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지만 최근 상황은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시기에 목표치로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강화한다. 10월에 열리는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유로존 경기에 대해서는 “일부 조사 지표는 회복세가 역풍을 맞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실질소득이 늘면 가계가 더 많이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주요국 가운데 특히 독일은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 전반 침체로 경착륙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독일 정부가 내달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3%에서 0.0% 이하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독일경제연구소(DIW) 등 싱크탱크 5곳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1%에서 -0.1%로 내렸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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