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해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섰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하나·NH농협은행도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대출금리 상승세에 다시금 불이 붙는 분위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주기형)금리는 전날 기준 연 3.64~6.15%로 집계됐다. 변동금리는 연 4.50~6.69%이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락세인 시장금리 흐름과 달리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어서다.
전날 국민은행은 4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주담대 상품 ‘KB주택담보대출(변동·혼합형)’의 금리는 0.20%포인트 인상한다. 전세대출 금리는 보증기관에 따라 0.15~0.25%포인트 올린다. ‘KB 주택전세자금대출(HF)’ ‘KB 전세금안심대출(HUG)’ ‘ KB 플러스전세자금대출(SGI)’의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0.20%포인트, 0.15%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신용대출 상품 ‘KB 온국민 신용대출’과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의 금리는 0.20%포인트 인상한다.
국민은행에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4일부터 신규구입자금 및 생활안정자금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한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은 0.1%포인트, 변동금리(6개월) 상품은 0.2%포인트 금리를 올린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보증기관 등에 따라 0.1~0.45%포인트 인상한다.
우리은행도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전세대출 금리는 0.2%포인트 올린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0.1~0.3%포인트 축소하면서 사실상 금리를 인상했다. 전날에는 비대면 주담대(변동) 대환대출 상품 우대금리를 0.5%포인트, 신규대출 상품 우대금리를 0.3%포인트 축소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전세대출 상품의 감면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축소한다. 비대면 하나원큐전세대출은 0.2%포인트,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전세대출 상품은 최대 0.50%포인트 감면금리를 축소 조정한다.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5대 은행은 7, 8월에만 20회 넘게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가계대출 잔액이 7월 7조1660억원, 8월에는 9조6259억원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커지자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8월 말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 자제를 주문하면서 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대출한도를 축소하거나 대출 조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이는 것”이라면서 “결국 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금리가 낮은 특정 은행으로 대출 고객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방지하려면 다른 은행들도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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