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강수윤 기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에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581억원 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음의 2배수로 추적하는 ETF다.
또 코스닥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와 코스피2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음의 2배수로 추적하는 ‘KODEX 인버스’도 각각 216억원, 4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국내 증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가 3분기에만 9조원 넘게 물량을 팔아치우면서 2500선까지 주저앉았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에 뉴욕 증시가 간밤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20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54포인트(1.22%) 떨어진 2561.73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장중 6만원선이 붕괴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가는 장 초반 5만88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다시 썼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내린 영향이다.
특히 최근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정치권에서 금투세 시행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투심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달 24일 더불어민주당 금투세 시행 정책 토론회에서 “금투세로 인해 코스피가 우하향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인버스(역방향)에 투자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은 이르면 4일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이달에도 여전한 박스권 장세를 전망하고 있다. 이달에도 삼성전자를 시작으 상장사의 3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되면 코스피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와 내년 기업 실적 이익 모멘텀 둔화로 지수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매출 성장과 물가 둔화에 따른 마진 개선 폭 제한으로 이익 둔화 사이클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과 금투세 등 정치적인 이슈들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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