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혜원 계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의 내년 시행 여부를 조만간 결론짓기로 한 가운데 2일 ‘개미 투자자 보호’를 주제로 잇따라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었다.
사실상 당내 분위기가 ‘유예’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를 살리고 선진화해야 한다는 게 유예론의 주요 논거로 거론되는 만큼 관련 제도 논의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미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법 개정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이 민주당 주도 ‘코리아 부스트업’ 법안을 포함해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각종 상법 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소개했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의 이익’을 넘어 ‘일반 주주의 이익’으로 확대하는 과제, 지배주주나 최고경영자로부터 분명하게 독립된 ‘독립이사’의 도입, ‘완전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이다.
김남근 의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피해 주주, 두산 분할합병 피해 주주, 신성통상 상장폐지 추진 피해 주주 등을 국회로 불러 ‘개미투자자 보호를 위한 국정감사를 제안한다’는 토론회를 열었다.
윤태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연구소장은 “기업의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칙이 한국에서는 배제돼 있다”며 “한국 자본시장 투자자의 부담을 줄이려면 지배구조 혁신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의는 여당이 금투세 유예가 아닌 폐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투자자 보호’와 ‘주식시장 선진화’ 논의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여론전 성격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오는 4일 의원총회에서 금투세 시행 또는 유예를 의원들이 결정할지,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할지 뜻을 모을 예정이다.
게다가 지도부 내에서는 금투세 도입을 1∼2년 유예하더라도 다음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예 폐지를 주장하는 견해도 나왔다고 한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9일 최고위원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부 최고위원이 금투세 폐지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의 최종 입장은 의총 등을 거쳐 멀지 않은 시점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금투세 시행, 유예, 폐지 의견이 모두 나왔고 이재명 대표는 의견을 쭉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시장이 이렇게 된 책임에서 정부와 여당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정책 신뢰도 하락이 주식시장 부진의 주요 원인인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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