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중동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단기 보유자들이 손실을 감수하며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거래소로 전송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가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온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155일 미만 보유한 투자자들을 단기 보유자로 규정한다. 이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해 매수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패닉 매도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단기 보유자들은 9월 19일 비트코인이 6만2000 달러에 거래될 때 약 10만 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이후 9월 27일 비트코인 가격이 6만6000 달러를 돌파하자 이들은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가격이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자 곧바로 보유 물량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이틀 동안 단기 보유자들은 약 6만4000개의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전송했다. 이는 약 40억 달러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이 중 약 30억 달러는 손실 상태에서 전송됐다. 이는 해당 투자자들의 온체인 평균 매수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전송됐음을 의미한다. 손실 상태에서 거래소로 보내진 비트코인이 실제 매각될 경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이번에 이틀에 걸쳐 손실 상태에서 거래소로 전송된 비트코인의 양은 지난 8월 5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당시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하루 동안 25억 달러의 비트코인이 손실 상태에서 거래소로 보내졌다.
반면 장기 보유자들은 이번 하락 과정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같은 기간 동안 단지 100개의 비트코인을 손실 상태에서 거래소로 송금했다. 이는 단기 보유자들과는 달리 장기 보유자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
뉴욕 시간 2일 오전 9시 48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6만991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2.70% 하락했다. 전일 저점은 6만189.28 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앞서 6만1000 달러를 회복했지만 이 레벨을 계속 유지하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3월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