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3일(현지시간)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세력’의 상징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공화당 탄생지를 찾아 반트럼프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북부 경합주 중 한 곳인 위스콘신의 리펀에서 체니 전 의원과 유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우리의 선서는 신성하며 그 선서는 존중돼야 하고 결코 깨서는 안 된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미국 국민이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누가 그 선서를 따를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경쟁자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명하며 “거기에 나와 트럼프 간 심대한 차이가 있다”면서 “그는 미국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선서를 위반했다. 분명히 말하건대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수용 거부 및 1·6 의사당 폭동 사태 선동 등을 비판한 뒤 “트럼프는 당선이 되면 언론인, 정적, 자신이 적으로 간주하는 사람 모두를 감옥에 가두겠다고 분명히 했다”면서 “저는 도널드 트럼프처럼 ‘헌법 종료’를 요구한 사람은 다시는 미국 대통령이 돼선 안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와 관련, “만약 여러분이 이에 동의한다면 어느 정당에 속했는지와 상관없이 우리 선거 운동 캠페인에는 여러분의 자리가 있다”면서 “저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서약에 진지하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국제 문제와 관련, “민주주의와 자유는 미국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위태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으며 그는 우크라이나가 기본 원칙과 영토를 포기하는 것을 강요하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것은 평화를 위한 계획이 아니라 항복 계획”이라면서 “나는 폭정과 민주주의간 국제적인 투쟁에서 미국 대통령은 항상 자유의 편에 서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지지한 체니 전 의원에 대해 “리즈 체니는 당과 자기 자신보다 국가를 우선하는 리더이자 애국자”라면서 “만약 위스콘신과 전국의 국민이 법치와 민주주의적 이상, 미국 헌법을 위해 리즈가 한 일을 하고자 한다면, 나는 우리가 당의 일원이 아니라 미국인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체니 전 의원은 이날 “나는 트럼프가 스프레이로 태닝을 하기 전부터 공화당원이었다”면서 “나는 가장 보수주의적 가치가 미국 헌법에 대한 충성인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1·6 사태 당시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한 뒤 “미국에서 누가 우리를 통치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폭력이 아니며 폭력이 돼서도 안 된다. 그것은 유권자가 할 사항”이라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을 통합하고 법치를 수호할 것임을 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선거운동을 한 리펀은 공화당 탄생지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1820년 미주리 타협에도 불구하고 노예제도를 남부지역 뿐 아니라 북부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한 ‘캔자스 네브래스카 법’이 통과된 것에 반발하는 정치인의 모임이 1854년 열렸으며 이것이 공화당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해리스 부통령과 선거운동에 함께 나서는 체니 전 하원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다.
체니 부녀는 지난달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일정은 미국 대선이 초박빙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공화당 당원을 공략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애리조나 등 다른 경합주에서도 반(反)트럼프 유권자 등을 대상으로 헌법 수호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리스 대선캠프는 “우리는 트럼프의 혼란, 극단주의, 분열이라는 책장을 넘길 준비가 돼 있는 수백만 명의 공화당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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