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이정필 기자]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기가 다가오면서 은행 예금과 적금으로 시중 유동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현재보다 이자가 더 떨어지기 전에 장기 예치 상품으로 묶어두려는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2033조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6540억원 증가한 규모다.

정기예금 잔액은 930조4713억원으로 4조8054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은 5월부터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월별 증가폭은 5월 16조8242억원, 6월 1조4462억원, 7월 18조1879억원, 8월 16조3256억원 등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68조7369억원에서 올해 들어 9월까지 61조7344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정기적금 잔액은 38조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조2157억원 늘어난 규모다.

정기적금은 4월부터 매달 1조원 이상의 증가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월별 증가폭은 4월 1조803억원, 5월 1조302억원, 6월 1조1252억원, 7월 1조1228억원, 8월 1조606억원 등이다.

미국은 지난달 4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면서 본격적인 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한국은행 역시 10~11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가 더 내려가기 전에 자금을 길게 예치해두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시된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7월말 기준 1053조1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5조5516억원 늘면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2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000조8012억원에서 올해 들어 7월까지 52조3889억원 증가했다.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7월 말 기준 659조8123억원으로 나타났다.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만기별 잔액은 1년 이상 2년 미만 595조6272억원, 2년 이상 3년 미만 32조5787억원, 3년 이상 31조6064억원 등이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만기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첫 거래 우대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준금리(3.50%) 이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만기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평균 3.70%로 집계됐다. 최근 들어 4%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이 다시 나오며 수신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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