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서 대규모 유세…”파이트” 구호 반복
“현명하면 러시아·중국·북한 등 나라 밖의 적 문제가 되지 않아”
테슬라 CEO 머스크도 참석해 찬조 연설 “트럼프가 꼭 이겨야”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김동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이 7월 총격을 당한 유세 현장을 다시 찾아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싸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상징이 된 “싸우자”(fight)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시의 야외 행사장인 버틀러 팜쇼(Farm Show)에서 열린 대규모 유세에서 “지난 8년간 우리의 (밝은) 미래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고, 탄핵하려 하고, 기소하고, 심지어 죽이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11월5일 대선을 31일 앞둔 이날 행사장을 꽉 채운 청중들 앞에서 연설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강력한 국경을 가져야 한다”고 밝힌 뒤 “우리는 나쁜 사람들이 들어와서 우리를 해치게 하길 원치 않는다”며 재집권시 강경한 이민 정책을 추진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또 자신의 재임 기간을 거론, “4년전 세계는 우리를 그 어느 때보다 존중했지만 지금은 우리를 비웃는다”며 “우리는 그들이 우리를 비웃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신이 현명하다면 나라 밖의 적(敵)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은 우리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외부의 적보다 더 위험한 내부의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유세한 곳은 지난 7월 13일 20세 남성 토머스 크룩스가 유세 연단에서 연설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소총으로 총알 8발을 발사한 곳이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스쳐 지나가 큰 부상을 피했지만, 유세장에 있던 시민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크게 다쳤다. 크룩스는 저격수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
피격 사건 이후 수장이 퇴진하는 등 홍역을 치른 비밀경호국(SS·전현직 대통령 경호 전담 조직)은 이날 연단 주변에 방탄유리를 설치하는 등 7월 유세때에 비해 한층 강화된 경호 수준을 적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7월 피격 당시를 회상, 총격범을 “사악한 괴물”로 표현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의 손길에 의해 그 악당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우리의 운동을 중단시키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 도중 지난 7월 피격 직후 이동하면서 청중들을 향해 주먹을 치켜든 채 외쳤던 “싸우자” 구호를 여러차례 반복해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을 열광케 했다.
이날 유세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참석,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투표를 독려하는 찬조 연설을 했다. 머스크가 지원 유세를 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대 위 옆에 서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 연단에 섰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