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 공약대로라면 미국 재정적자가 향후 10년간 7조5천억 달러(약 1경117조원) 추가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이 3조5천억 달러(약 4천722조원) 추가 재정적자를 불러올 것이라는 예상과 비교할 때 적자 증가 폭이 두 배를 넘는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초당파 비영리 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미국 유력 대통령 후보들의 재정 관련 공약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의 공약이 해리스 공약에 비해 재정적자를 더 빨리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감세와 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군비 확장, 이민자 대거 추방 등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사회복지 지출 증가, 중산층 감세, 기업 및 고소득 가구에 대한 세금 인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재정적자는 이런 공약 실행 없이도 향후 10년간 22조 달러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재정적자 규모는 28조3천억 달러를 넘어서 경제 규모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인구 고령화와 세수 대비 지출이 큰 구조적 차이로 인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이미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재정적자 증가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현재 미국의 성장세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재정 위기에 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두 후보는 모두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지출 삭감이나 세금 인상보다는 지출 증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법인세 인하나 소비자들이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소득세 감면 등을 내세운다.
물론 해리스 부통령은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올리겠다고 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율을 올리겠다고 하는 등 정반대 공약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양측의 공약이 모두 정부 부채 증가 속도가 경제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만든다.
CRFB의 마크 골드와인 수석 부회장은 “분명히 양측 공약 모두 부채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감세안을 계속 내놓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말 만료되는 2017년 감세 정책의 연장을 촉구했으며 팁과 사회보장 급여, 초과 근무 수당에 대한 세금을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2017년 세법에서 1만 달러로 제한한 주세 및 지방세 공제 한도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골드와인 부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때마다 새로운 감세 공약을 내놓고 있다”면서 “6주 전만 해도 해리스와 트럼프의 재정적자 증가 폭이 비슷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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