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전통 자산으로 자본을 이동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UBS의 왕타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부양책의 규모가 최소 1조 5천억 위안에서 최대 10조 위안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GDP의 약 1.6%에서 8%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 정부의 재정 정책은 부진을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왕타오는 부동산 경기 회복이 기업 및 소비자 신뢰 회복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하향 압력을 받고 있으며, 대규모 자금 투입 없이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가 이러한 부양책 덕분에 안정된다면 향후 2년간 약 5% 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UBS는 첫 번째 재정 조치가 국경절 연휴 직후 또는 10월 18일로 예정된 3분기 경제 데이터 발표와 함께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 조치는 내년 12월 중앙 경제 작업 회의(Central Economic Work Conference) 즈음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7조 5000억 위안 규모의 종합 부양책을 시행 중이며, 이는 중국 GDP의 약 6%에 해당한다. 주요 조치로는 △모기지 부채 경감 △유동성 지원 △금리 인하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2조5000억 위안을 투입해 주택 구입 비용을 줄이고 있으며, 두 번째 주택 구매자의 최소 계약금을 25%에서 15%로 낮췄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지급준비율(RRR)을 0.5%포인트 인하해 약 1조 위안을 경제에 투입했다. 추가로 0.25%에서 0.5% 인하가 검토 중이며, 7일 및 중기 대출 금리 역시 0.2%에서 0.25% 인하된 상태다.
또한, 중국은 소비 촉진과 지방정부 지원을 위해 2조 위안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며, 주요 국영은행에 1조 위안을 투입해 대출 여력을 확충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에도 비슷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쳐 9.2%의 GDP 성장률을 기록하며 위기 극복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당시와 유사한 방식으로 경제 회복을 추진 중이며, 이번 부양책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UBS는 투자자들이 이러한 대규모 재정 지원으로 인해 암호화폐에서 전통 자산으로의 자본 이동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